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18. 착하긴 한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교우 중에 심성은 착하신데 성격이 아주 완고한 분이 계십니다. 본당 신부인 제게는 잘하시는데 아랫사람들에게는 아주 엄해서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와 단둘이 있으면 아주 어려워하시고 제 눈치를 보시기도 해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왜 그러시는 건가요?

답: 대개 그런 분들은 어린 시절 아주 엄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서로 웃음을 교환하고 편안한 감정을 교류해야 하는데 눈치를 보거나 혹은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성장 과정이 그리 좋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가정 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은 부모와 자식 간에 감정적 교류 대화의 시간이 많은 것으로 알 수 있는데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가 전혀 없었거나 혹은 자식의 잘못에 대하여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노여워하였을 경우 아이들은 대개 눈치꾸러기가 됩니다. 부모의 표정을 살피고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 신경증적인 어른이 된다는 것입니다. 윗사람을 지나치게 어려워하는 사람들 윗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은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윗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성장이 멈춘 신경증 장애인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고지식할 정도로 착하게 사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들이 가진 도덕관이 어른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수준의 도덕관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고 거기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마치 엄마에게 야단맞지 않으려는 아이처럼. 이런 분들은 자신들이 가진 도덕적 자아가 아주 잔인하거나 혹은 아주 엄하고 쌀쌀맞습니다. 내가 나를 감시하는 자아가 너무 강하다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 안의 초자아도 성장해야 하는데 너무 지나치게 엄한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초자아 성장을 막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자기가 자기를 왜 싫어하겠는가 반문할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자기를 바라보고 끊임없이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 자신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기 혐오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기 초자아를 하느님께 투사해서 하느님이 자기를 싫어하시고 심지어 미워하셔서 절대로 구원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공포스러운 종말론이 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죽어서 하느님으로부터 처벌을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도와 희생을 많이 하는데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하느님의 눈치를 보면서 하므로 겉으로는 신심이 두터운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적으로는 황폐하기 이를 데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는 분들은 어떤 묵상을 해야 하는가? 몇 가지 묵상 자료를 올립니다. 지금까지 내가 진실로 사랑한 것은 무엇인가? 부모님이 좋아하신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한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대개 이런 분들은 자기 욕구를 혐오시하고 억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이 더 높은 차원으로 가도록 이끌어준 것은 무엇이고 누구인가? 혹은 내 영혼을 감옥 안에 가둔 것은 누구인가? 언제부터 왜 그랬는가? 내 마음에 기쁨을 준 것은 무엇인가 혹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기분이 좋은가? 혹은 무엇을 가졌을 때 즐거운 마음이 드는가? 살아오면서 몰입한 것이 무엇인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빠져든 것은 무엇인가? 만약 그런 것이 없고 그런 적이 없다면 언제부터 왜 그런 것인가?

이런 여러 가지 질문들은 자신에 대한 것인데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은 자기 안을 들여다볼 엄두를 내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에너지를 자기 인생을 만드는 데 사용하지를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11-1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시편 34장 10절
주님을 경외하여라, 그분의 거룩한 이들아.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없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