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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26. 중년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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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중년기에 접어든 신자입니다. 이제 나이가 오십이 넘어서 주위에서는 초로에 접어들었다고 놀림을 받기도 하는데 왠지 제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아직도 가슴 설레는 일들이 잦아서 제 마음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을 묻어버려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혹스럽습니다.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중년기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답: 인생에서 중년기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자식들에 대한 책임감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효심으로 사는 시기이지요. 많은 중년의 가장들은 자기는 밥을 굶어도 가족들은 절대로 굶기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온갖 모욕을 감수하면서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는 헌신성을 보입니다. 중년기의 이런 마음가짐이 가정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참으면서 가장 역할을 하다 보니 중년기 사람들은 아무 감정도 못 느끼는 듯이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중년기의 감정에 대하여 공감조차 하지 못하고 중년의 부모가 감정 표현을 하면 거부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년기도 감정의 파고를 맞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항구가 가까워져도 파도를 맞아야 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감정이란 파도를 맞지 않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년기에도 여러 가지 감정들과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다루기 힘든 감정에 쩔쩔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감정이라도 절대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나이에 남 부끄럽게 이게 뭐란 말인가’ 하고 자기 감정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고 하지 말고 친한 친구에게 자기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감정이든 좀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 여기고 에너지의 원천으로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아무리 괴로워도 자신의 현재 자신의 운명 안에서 발생하는 자기 감정에 진실하게 다가갈 때 피하지 않고 맞닥뜨릴 때 역설적으로 보람과 자신감 행복감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노래 가사에서 말하듯이 어떤 감정이든 아파서 못 견디겠다면 죽을 만큼 괴롭다면 그것은 그만큼 자신이 싱싱하게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방증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만이 아파하고 좌절하고 절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통과의례를 거친 사람 감정의 파도를 견뎌낸 사람만이 진짜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아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요셉 성인을 ‘주님의 양부’라고 칭송합니다. 그런데 그런 요셉 성인이 무슨 말을 하셨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셨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에서야 신앙인의 관점에서 성인이시라고 존경을 드리지만 요셉 성인의 개인적인 삶이 정말 행복하였는가 하는 것에 대하여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자기 감정을 한 번도 표현하지 못한 요셉 성인의 삶이 과연 인간적 관점에서 행복하였을까 하는 의문들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모범생들이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기보다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래서 모범생들은 윤리적 규범을 철저하게 지키고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순응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렇게 이성을 따라서만 살다 보면 우리 마음 안의 감성적 부분이 억압되거나 퇴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성만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인생을 활기차게 생동감 있게 살려면 감성이 살아야 합니다. 이성만을 따라서 사는 사람들은 심리적 후유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안의 감성을 질식시키는 바람에 생기는 부작용들입니다. 그래서 영성심리에서는 감성을 살리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내 삶의 30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심리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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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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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1장 17절
당신 얼굴을 당신 종 위에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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