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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23. 유다는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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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무신론자인 친구와 종교 문제로 토론하다가 유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친구는 가톨릭 교회에서 유다가 구원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유다만큼 인간적인 사람이 또 어디 있는가? 그리스도를 팔아넘긴 죄책감에 자살까지 한 그야말로 인간적인 사람이 아니냐고 말합니다. 평소 유다에 대해 별로 생각을 하지 않다가 느닷없는 비판을 받고 나니 답이 궁합니다. 교회에서 유다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유다는 참으로 복잡미묘한 사람입니다. 냉소적이고 음험한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의 상징이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정의로운 것 같은데 내면은 결핍 욕구에 시달리는 사람 자기 감정을 감추려고 하고 열등감과 우월감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산 사람입니다. 그가 주님을 팔아넘기고 자살한 것을 보아서 그의 정신이 그리 온전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온전한지 아닌지를 아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기 마음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 온전한 사람이고 자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온전치 못한 사람입니다. 유다는 자기 문제를 보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는 투사 행위가 몸에 밴 정신병자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유다가 가진 또 다른 문제는 자기 포장입니다. 자신을 정의의 사도로 보이기 위한 여러 가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 유다는 자기 위장이 습관이 된 사람입니다. 세상이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염원- 정의감은 누구나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정의로운 말을 한다고 해서 마음마저 정의로운 것이 아님을 유다는 아주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정의로운 말을 함으로써 자신의 비열함을 감추는 영악한 지식인의 이중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유다가 집착한 것이 있습니다. 돈입니다. 복음에 유다가 가끔 헌금을 털어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또 어떤 여인이 주님의 발에 비싼 향유를 붓자 “저럴 돈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나 주지” 하면서 주님을 힐난합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보는 그의 마음은 돈에 대한 집착이 심한 중독증 환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때 ‘돈을 멀리해라’ ‘돈은 유혹이다’ 등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가 마음 안에 주인으로 모시는 것이 바로 돈임을 알 수 있듯이 유다 역시 돈에 대한 심한 집착을 가지고 살면서 헌금이건 주님께 바쳐지는 어떤 것들이건 다 자기 것이라고 여기는 망상을 하며 살았습니다.

유다가 유독 돈에 대한 집착이 강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유다가 말한 대목입니다. “저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나 주지” 하는 말은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싫어하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입니다. 유다는 실제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푼도 도움을 준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마음속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멸시하고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늘 가난한 사람 운운함으로써 자신의 탐욕스러움을 감추려 하고 자신을 정의의 사도로 보이기 위하여 연출하였던 것입니다.

유다의 또 다른 문제는 꼬이고 음험한 심성입니다. 유다는 주님의 발에 향유를 붓는 여인의 행위를 보면서 은근히 주님을 비난합니다. 향유를 붓는 여인의 행위를 막지 않는 주님에 대하여 뒷전에서 험담한 것입니다. 유다가 그리한 이유는 주님에 대한 질투심 주님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고픈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유다는 주님의 제자로서의 자리를 가지면서부터 줄곧 주님을 무시하고 제자단 안에서 이간질하였던 사람입니다. 이간질의 목적은 자신이 주님의 자리를 차지하고픈 욕망 때문이고요. 정상적인 방법 건강한 방법이 아닌 비정상적이고 유치한 방법으로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하려 한 유다는 심한 열등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이었음을 그의 성장 과정이 그리 좋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유다가 구원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란 입장은 하느님께서 그를 버리신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가 하느님을 버려서 생긴 결과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문제아인 그를 받아주신 주님을 그가 스스로 버렸고 지금도 하느님을 버리고 있기에….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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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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