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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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60. 허세 남편, 어찌할까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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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남편은 꿈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가정 사정이 아주 좋지 않았음에도 큰 꿈을 품고 사는 것이 보기 좋았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 반해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남편의 다른 모습이 나타나 힘이 듭니다. 직장 동료들과 자주 다퉈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하고, 요즘은 집에서 술을 마시며 세상 한탄만 하고 삽니다. 생활비라도 벌러 다니라 하면 버럭 화를 냅니다. 큰일을 준비 중인데 아녀자가 재수 없이 군다면서요. 아이들도 이젠 아버지를 쳐다도 안 보려 합니다. 가진 것이 허세인 남편, 왜 이러는 것인가요?



답: 남편이 가진 문제는 현실을 무시하는 습관입니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현재 상태, 자신의 자원이나 능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무리한 일을 벌이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습니다.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현실적인 준비를 하고 계획적으로 실행합니다.

이들은 꿈과 현실성을 갖추고 인생의 변수를 대비합니다. 마치 바다로 항해를 나가는 선원들처럼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경증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현실을 무시합니다. 건강한 사람과 신경증적인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사람은 두 가지 ‘자기’(Self)를 가지고 삽니다. ‘이상적 자기’와 ‘현실적 자기’입니다. 이상적 자기란 되고 싶은 자기를 말하고, 현실적 자기란 현재의 자기를 말하지요. 그런데 성장 과정에서 제대로 관심과 칭찬을 듣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즉, 열등감을 갖습니다. 현실의 자기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현실의 자기를 묻어 버리거나 없는 것처럼 행동하려 합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허세를 부립니다. 자신이 일류 대학을 나왔으며, 집이 어마어마한 부자라는 등의 거짓말을 합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본인이 자기의 말에 도취가 돼 더 큰 거짓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들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불만스런 감정을 품기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립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생활을 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정치나 종교 이야기 같은 주제에 매달려 한담(閑談)을 나누고 자족합니다. 자신들이 지적인 엘리트라는 집단 도취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혹은 지나친 종교 활동이나 정치 활동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본질적인 활동이 아니라 허세이기에 그런 곳에서도 귀찮은 존재 취급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심리학자 헤르베르트 프로이덴베르거(Herbert Freudenverger)는 이런 사람은 ‘탈진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고 했습니다. 구멍 난 배에서 열심히 노를 젓는 사람과 같아 배는 나가질 않고 노 젓는 사람만 힘이 드는 상태입니다. 결국 배는 가라앉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두고 ‘정신없는 사람들’이라고 하거나 ‘미친 거 아니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사회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종교에 귀의하면 거기서도 유사한 행위를 합니다. 예를 들어 봉사 활동과 같은 현실적인 삶보다는 초자연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것에 집착합니다. 그런 와중에 작은 체험이라도 하면 마치 자신이 대단한 종교인인 양 행세하기 시작해 심지어 자신의 기도발에 대해 과대 홍보하고 심리적으로 의존적인 사람들을 추종자처럼 데리고 다닙니다. 금품을 받고 기도해 주는 ‘기도 대행업’을 하기도 합니다. 성경으로 사람들의 앞날을 예언해 주는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은 늘 성령으로 가득 차 있기에 자신이 하는 말은 모두 하느님의 계시라는 망상에 빠져 아예 자신만의 독립된 종교 단체를 만들어 종교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바로 ‘교주 콤플렉스’입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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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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