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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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하이라이트3) 병적인 죄책감, 어찌할까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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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신앙생활 10년째입니다. 그동안 고해성사를 자주 봤는데, 때론 ‘이런 것도 고백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자주 고해소를 들락거리는 것 같아 주임 신부님 뵙기가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해성사를 안 보면 찜찜한 마음이 들고요. 큰 죄를 짓지 않는데도 생기는 이런 죄책감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살다 보면 마음에 찜찜한 것들이 생깁니다. 고해성사를 볼 정도는 아닌데 그냥 넘어가기에는 꺼림칙한 것들, 목구멍에 생선 가시가 걸린 듯한 느낌을 주는 것들, 이런 것들을 ‘작은 죄책감’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가라고 합니다만, 그건 사람 나름이고 현실에서는 심리적 괴로움을 겪는 분이 많습니다. 또 죄책감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무책임하게 다뤄서는 안 됩니다. 마치 손바닥에 박힌 가시처럼 내버려두면 불편할 뿐 아니라 나중에는 곪아서 큰 상처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죄책감을 다루는 첫 번째 방법은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입니다. 털어놓기는 심리치료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큰 죄책감이건 작은 것이건 가슴에 끌어안고 쌓아두면 결국 몸과 마음이 병듭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되면 쓰레기를 거둬 가듯 털어놓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입이 무거운 친구여야 합니다. 그런 친구가 없다면 상담가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자렌(Zarren and Eimer)의 ‘자동칠판기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과거 기억을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적절한 기억을 삭제함으로써 현재 삶에 부담이 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눈을 감고 칠판을 상상하고 거기에 자신이 가진 모든 죄책감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도요. 마지막에 적은 것부터 차례로 지웁니다. 이 작업은 심리적 노폐물들을 처리함으로써 마음의 짐을 덜고 심리적 안정감과 균형을 찾게 해줍니다.

세 번째는 과거 어두운 기억을 몰아내고자 현재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것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작은 죄책감이 주는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손바닥에 가시가 박힌 아이가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며 자연스레 가시가 빠져나가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네 번째는 ‘보상 행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 가슴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춥고 배고픈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은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 마음 아픈 기억을 가지고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부모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때 잘해 드릴 걸 그랬어’ 하는 후회와 자책감 속에 사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습니다. 이런 때는 그분들 이름으로 자선을 베푸는 것이 좋습니다. 자선 행위는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행복감을 줄 뿐만 아니라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분들에게 보상을 해 드린다는 보상감도 있어서 작은 죄책감을 덜기에 최상의 방법입니다.

다섯 번째는 기도해 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미사가 좋습니다. 살아 계신 분이나 돌아가신 분들이나 미사를 해 드리면 마음 안의 불편한 죄책감이 덜어지고 하느님께서 그분들을 돌봐 주실 것이라는 심리적 편안함이 생깁니다.

잘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 작은 죄책감을 갖는 것은 건강한 것입니다. 죄책감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따라다닐 때는 어느 정도 정리를 해야 합니다. 앞서 알려 드린 방법을 사용해도 죄책감에 시달리는 분들은 인간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완전한 인간이 되려 노력하는 분 중에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분들은 완전함과 온전함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이 신이 아니라 사람이며, 불완전한 존재임을, 그리고 사람은 실패와 실수를 통해 성숙해가는 존재이지 완결된 존재가 아니라는 자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기도 할 때도 약한 자의 기도,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기도를 해야 죄책감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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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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