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129) 아들이 변덕스러워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Q. 아들이 변덕스러워요

 26살인 아들이 있는데, 도무지 아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직장을 다녀도 금방 그만두고 늘 "모든 게 다 공허하고 지루하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또 자주 우울해하고 세상이 자기를 몰라준다며 힘들어합니다.
 
 언젠가는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며 집에 데려오더니 며칠 지난 뒤 물어보면 아주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해댑니다. 술을 마시기만 하면 인사불성이 되고,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운전면허 취소까지 당했는데도 여전하기만 합니다.
 
 아들을 고쳐보려고 제가 아는 수도원에 개인피정을 보냈는데 하루 만에 쫓겨왔습니다. 자기 친구들을 다 불러서 방 안에서 술자리를 벌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친한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늘 친구들 욕을 하면서도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 이 사람 저 사람 있는 대로 불러댈 뿐, 터놓고 대화를 나눌 만한 친구 하나 없어 보입니다.
 
 아들을 처음 본 사람들은 제 아들이 멋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매너도 좋고 아주 친한 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아들이 반말 일색이고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게 돼 아들 옆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술을 얻어먹으려는 사람만 맴돌 뿐입니다. 제가 낳아 기른 아들이지만 도무지 성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요?
 


 A. 아드님은 소위 `경계선 성격장애자`인듯 생각되는군요. 이 성격장애자들은 사람이건 상황이건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옳고 그르고, 좋고 나쁘고, 믿을 만하고 사기꾼이고… 그래서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상반된 극단적 생각이나 양극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쉽게 의심하고 일시적 편집증적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속적 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드물고 인생에서 성공하기도 어렵습니다.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데, 이 성격장애자들이 가진 네트워크는 아주 빈약하고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경계선 성격장애자들은 미성숙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 발달과정이 어린 시절에서 그친 사람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들은 발달과정을 처음부터 훈련해야 합니다.
 
 먼저 자신에 대한 감각, 정체감을 확립하는 데 힘을 써야 하고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지나친 정서 변화를 다룰 수 있는 대처 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또한 대인관계나 어떤 상황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대하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 모호하고 복잡한 생각이나 상황을 견디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충동적이고 미성숙한 면을 절제하는 훈련을 통해 자기파괴적 삶을 살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기 이완 훈련, 자기 마음과 몸의 긴장감을 내려놓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수입니다.
 
 하루에 일정한 시간대를 정해 30분 정도 성체조배 시간을 갖는다거나 혹은 집에서 예수상이나 성모상을 모셔놓고 그 앞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개 이런 분들은 그 마음 안이 마치 풍랑을 맞은 배와 같은 사람이기에 마음의 풍랑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기 마음 안에 성령을 초대해 성령의 힘으로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대는 잡스러운 힘들을 제어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언어 훈련`입니다. 언어란 자꾸 사용하다 보면 습관이 되기 마련인데, 경계선 성격장애자들은 대체로 부정적 언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런 혼잣말들은 다시 자신의 인지구조를 부정적으로 강화시키는 경향이 강해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기에 의지적으로 긍정적이고 건설적 언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부정적 언어를 사용할 때 주위 사람들이 지적을 해주고 그런 언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갖는 부정적 느낌을 솔직히 말해줘야 합니다.
 
 아울러 가끔은 역할 바꾸기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상대방과 자신의 역할을 바꿔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대인관계가 복잡하거나 크게 문제가 되는 분야를 피해 활동을 늘리도록 해서 작은 성공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개 이런 성격장애자들은 성장 과정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상담가에게 오랜 시간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마음 안에 쌓인 것들을 풀어내고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서 조금씩 자신의 인생 행로를 교정해가야 합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12-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7

필리 1장 9절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지기를 빕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