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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38) 왜 당하고 살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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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당하고 살아야 하나요?

   결혼한 지 3년 된 주부입니다. 제 또래 부부들은 부부동반으로 놀러 가기도 하고, 다닐 때 손도 잡고 다니는데 저희 부부는 전혀 그런 것이 없습니다.

 대화는커녕 말하다 다투고 심지어 남편은 제게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속에는 늘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차 있어 부부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혼해야지 하는 생각은 늘 있지만, 막상 이혼한 후의 삶이 두려워 그냥 참고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늘 제게 `칠칠치 못하다`고 핀잔을 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고도 받지 못한다고 언제부터인가 가계부도 자기가 관리하려 합니다. 저는 저의 이런 성격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라 늘 자책하면서 삽니다.

 그래서 가정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려고 성당 일에 매달려 사는데 성당에서도 다른 분들과 갈등을 빚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가 잦습니다. 제 인생은 왜 이리도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들까요?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매님 처지가 안쓰럽네요. 자매님이 가진 문제는 자매님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버거울 것입니다. 전문 상담가를 찾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자매님이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지요.
 우선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자매님 감정이나 생각을 언어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편 사진을 보면서 편지를 쓰거나 대화를 해보세요. 자매님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분이어서 이런 훈련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매님의 욕구와 자아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편과 하루에 5분 정도라도 논쟁하지 않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대화 주제는 미리 정하는 것이 좋겠고, 기분 좋은 대화를 유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위 `의사소통 훈련`을 하는 것이니 남편에게도 설명하시고 도움을 청하기 바랍니다.
 또 부부가 같이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놀이건 어떤 것이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리`를 만드십시오. 예컨대 바둑이나 장기 혹은 부부가 함께 조깅을 한다든가 아니면 함께 본당 봉사활동, 사회활동에 참여하셔도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우리 교회에서 하는 매리지 엔카운터(ME) 프로그램을 받으면 가장 바람직하지요. 그리고 시간이 나면 자기탐색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자매님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남편이 불편해하는지 자매님의 `행동 목록`을 만들어보십시오.
 `사는 게 다 그렇지` 하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지 마시고 자세한 목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시에 자매님이 어떻게 했을 때 남편이 좋아하는지 그것도 자세하게 목록을 만드십시오.
 목록을 다 만든 뒤에는 남편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할 때의 생각과 감정을 그 옆에 써놓으세요. 그리고 그중에서 자매님이 당장에라도 고칠 수 있는 것들과 시간이 걸릴 것 같은 것들을 정리하시고 도무지 고치기 어려운 것들도 목록으로 정리하세요. 그리고 그런 행동 패턴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자기탐색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개 자기 과거를 돌아보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동기가 보입니다. 그 원인이 사람이건 사건이건 그것이 보이거든 그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마시고 어린 시절 누구도 돌봐주지 않았던 그 시절에 외롭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야 했던 어린 자아를 위로해줘야 마음 안의 응어리가 풀리고 지금 하는 원치 않는 미운 짓을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또 남편과 헤어짐에 대해 자매님이 가진 두려움이 큰가 봅니다. 물론 이혼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예상하고 자기감정을 절제할 필요는 있지만 그 두려움이 너무 크다 보면 현재의 삶에서 선택하는 행동들이 자매님에게 불이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주눅이 든 말과 행동을 하게 돼 다른 사람들에게서 무시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매님은 헤어졌을 때를 상상하면서 갖게 될 감정들을 자세하게 써보거나 말로 표현하면서 두려움을 덜어내는 훈련도 해야 합니다. 특히 기도 중에 주님이나 성모님께 자매님 마음 안의 불안함을 토로하면서 도움을 청하고, 그분들이 자매님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묵상 시간을 갖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성경 묵상이 큰 도움이 되는데,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잘못한 것에 대해 질책하는 말씀들은 보지 마시고, 주님께서 병자들을 위로해주시기 위해 하신 말씀들을 집중적으로 묵상해야 합니다. 자매님 마음에 드는 성경 글귀를 잘 메모했다가 마음이 힘들 때마다 가만히 앉아 생각하거나 입으로 조용히 읊조리는 기도 시간을 갖는다면 마음의 안정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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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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