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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42) 왜 배가 아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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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배가 아플까요?

  봉사하는 단체에 새로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새 회원이 들어오지 않아 분위기가 답답했는데, 새로 사람이 들어오고 나니 다들 기분전환이 된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회원 전체가 새 회원 집에 초대를 받아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모습이더군요. 집도 좋고 남편도 점잖은데다, 아이들도 공부를 잘해 보통 엄마들이 바라는 그런 가정을 가진 자매였습니다.

 그 자매는 자기 집 자랑을 한 번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 자매를 다른 회원들이 칭찬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그 자매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제 배가 아픕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그 자매 결점을 끄집어내는 등 자꾸 험담하게 됩니다.

 그동안 저 자신이 기도생활 안에서 늘 마음의 평안함을 갖고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다른 자매들이 저를 질투해도 개의치 않고 살아왔는데 새로 들어온 자매가 이런 제 마음을 흔들고 있어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그 자매가 저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흔들리는 저 자신이 실망스럽습니다. 저보다 새 회원을 더 신경 쓰는 듯한 기존 회원들마저 왠지 야속하단 마음도 듭니다. 이런 제 마음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A.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배는 우리가 먹은 것들을 소화할 뿐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일이 잘 풀리면 뭐라고 하나요? `속 시원하다`고 표현합니다. 배가 단순한 소화기능 이상을 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세상사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위장이 긴장합니다. 그래서 배가 아프거나 심한 경우 위경련이 일어나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배가 아픕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 심한 질투를 느낄 때 배가 아픈 것입니다.
 질투는 구약성경에서도 언급할 정도로 아주 오래된 감정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카인과 아벨 이야기지만, 모든 민족사 안에서 질투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흔하게 나타납니다.
 인간의 질투는 어디서부터 시작이 됐는가?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가족 안에서 출생서열에 따라 부모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차지하려는 경쟁에서 질투가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성장하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도와 유사한 공동체가 형성되면 마음 안에서 다시 그 감정이 올라와 어린 시절의 질투를 반복하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본당에서 본당신부는 신자들의 정신적 아버지이고 본당수녀들은 정신적 어머니 역할을 하게 되는데, 신자들 역시 본당 안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의존적이 됩니다. 다시 말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들끼리 주님 앞에서 자신의 영성 성장을 위한 묵상 시간을 갖기보다는 본당신부나 수도자들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사목자가 특정한 단체나 개인에게 잘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한 무리가 돼 심하게 비판을 하는데, 이런 일련의 행위는 바로 어린 시절의 질투가 재발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일반 단체에서도 빈번히 나타나 회원 간 반목을 유발하곤 합니다.
 자매님이 가진 감정은 바로 질투입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회적 비교에서 생기는 질투`라고 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뛰어난 사람을 만나면 자신이 얼마나 뛰어나든 상관없이 열등감에 시달리는 증상을 보입니다. 특히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자기보다 더 뛰어날 경우 심한 질투심을 느낍니다.
 이것을 `살리에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뛰어난 음악가이면서도 천재 모차르트를 만나 심한 심리적 혼란을 겪어야 했던 살리에르의 이름을 딴 증후군인데, 질투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이런 질투심은 험담을 유발합니다. 자신은 합리적으로 비판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질투입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속 좁은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자기 감정을 부인하려 하는데, 그럴수록 질투는 더 왜곡돼 생각과 감정을 혼란 상태에 빠뜨리고 심리적 실타래가 더 심하게 꼬이게 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신체까지 미쳐 배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질투는 일종의 습관입니다. 따라서 자기가 질투심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을 꼬인 마음으로 바라보는 부정적 감정인 질투를 그냥 바라보고 인정해야 질투의 감정에 덜 휘둘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감정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을 풀어준다면 엉뚱하게 배 아픈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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