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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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 (1) 그들은 왜 투표장에 가지 않았나

정치도 대중매체도 공동선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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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저마다의 잣대와 이익에 기초해 사회 현안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사회교리`라는 분명한 지침이 있다. 교회는 이 지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회교리 주간(4~10일)을 제정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동호(신정동본당 주임) 신부가 일상 속의 사회교리를 풀어내는 `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를 연재한다.


 얼마 전 치러진 10.26 재보궐선거 투표율을 갖고 의견이 분분했다. 어느 쪽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하고, 다른 쪽에서는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과 전국 11개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평균 투표율은 45.9였다. 선거 불참자 비율이 54.1인 셈이다.

 이런 결과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투표율과 관련해 다음의 세 가지를 살펴보자. 하나, 투표에 의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경우. 둘, 외적 환경으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 셋, 정치에 관한 무관심 혹은 혐오.


 
▲ 정치적 부패와 정당정치의 역할 부재가 심각해질수록 정치에 등을 돌리는 국민이 늘어난다.
사진은 유권자가 투표장에서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모습.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이유
 오늘 이야기할 대목은 세 번째 경우다. 투표 불참자 54.1 가운데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심지어 혐오로 투표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면 왜 그런 현상이 생겼을까? 물론 그 탓을 유권자에게 돌릴 수 있겠지만 밖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즉 정치적 부패와 정당의 역할ㆍ임무 부재가 국민의 무관심과 불신, 더 나아가 혐오까지 불러온 것은 아닐까? 교회의 여러 가르침에 입각해 이 문제를 살펴보자.

 ▶간추린 사회교리 411항, 정치적 대표성의 도덕적 요소
 민주주의제도의 심각한 결함 가운데 하나는 도덕원칙과 사회정의 규범을 한꺼번에 짓밟는 정치적 부패다. 정치적 부패는 공공기관들에 대한 불신을 증대시키고,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 불만을 조장한다.
 더 나아가 부패는 대의기관(국회나 각종 대의원회)들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왜곡한다. 대의기관은 의뢰인의 청탁과 국가 공무원 사이에 정치적 거래가 이뤄지는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적 선택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편협한 목표에 부합하는 정치적 선택이 이뤄진다.

 ▶간추린 사회교리 413항(정치 참여의 도구)
 정당들은 국민의 폭넓은 참여를 촉진하고, 공공의 책임이 모든 이에게 미칠 수 있게 할 임무가 있다. 정당들은 시민의 열망을 간파하고 그 열망이 공동선을 지향하도록 하며, 국민이 정치적 선택을 내리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을 제공하도록 요구받는다.

#진실 왜곡하는 대중매체 경계해야
 10.26 재보궐선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이른바 대중매체 역할이다. 전통적 대중매체인 텔레비전과 라디오, 신문에 의한 정보전달과 새로운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SNS(사회관계망시스템)를 통한 정보확산 현상을 살펴보자.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용어가 `네거티브 전략`, `흑색선전`, `검증`, `색깔론` 따위의 말들이다. 물론 처음에는 정책 대결을 펼쳐서 국민 판단에 맡기겠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보의 정책이나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후보에 대해서는 대중매체들을 통해 알려진다. 사람들 이목을 끄는 정보들은 대부분 검증의 심판대에 올려진 후보자의 이른바 흠집이나 의혹들이다. 여기서 그 경로가 어떻든 대중매체와 정보에 대해 성찰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496항
 사회적 전달 수단(특히 대중매체)은 그 이용자들에게 일종의 수동성을 길러주거나, 그들이 시청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력이 부족한 소비자가 되게 할 수도 있다. 이용자들은 불성실한 영향력에 더 쉽게 저항하기 위해서, 식견을 갖추고 정확한 의식을 다져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간추린 사회교리 414항(정보와 민주주의)
 정보는 민주적 참여를 위한 주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가운데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수 사람이나 집단이 조종하는 뉴스 미디어 현상이다. 여기에 정치활동과 자본 정보기관의 유착이 더해지면 민주주의 제도에 위험한 결과를 미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494항(제8계명,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대중매체를 통한 정보전달은 공동선을 위한 것이다. 사회는 진실과 자유와 정의와 연대의식에 근거한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 권리의 올바른 행사는 커뮤니케이션이 그 내용에서 언제나 진실해야 하고, 정의와 사랑을 지키며 완전해야 한다는 것이 요구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499항
 진실을 왜곡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여론을 정치적으로 지배하며 자신들의 절대적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꿈꾸는 전체주의 국가들의 고질적인 악습을 도덕은 고발해야 한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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