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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신부의 생태영성으로 보는 샬롬과 살림의 성경읽기] (69) 샬롬의 경제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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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부의 경제학(economics of wealth)에 대한 대안으로 성경이 제시하는 샬롬의 경제학(economics of shalom)이 가지는 특징들을 계속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섯째, 샬롬의 경제학이 가지는 기본 견해는 충분함(enough)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의존을 의미한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마련해 주시는 분께서 여러분에게도 씨앗을 마련해 주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여러 곱절로 늘려 주시고, 또 여러분이 실천하는 의로움의 열매도 늘려 주실 것입니다.”(2코린 9,9-10)

여섯째, 샬롬의 경제학이 중요시하는 기본 가치에 따르면 풍요란 생존을 위한 노동에 대한 여가에 의해 측정된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많이 거둔 이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이도 모자라지 않았다.’”(2코린 8,15)

일곱째, 샬롬의 경제학에 따르면 잉여의 처분은 필요한 이들을 위한 것이다. 잉여의 재화와 자원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2-14)

여덟째, 샬롬의 경제학의 목표는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은 모든 이의 자급자족(subsistence of all)이다.

“너희는 일곱 해마다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 탕감에 관한 규정은 이러하다. 이웃에게 빚을 준 모든 사람은 자기가 꾸어 준 것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 주님의 탕감령이 선포되었으므로, 자기 이웃이나 동족에게 독촉해서는 안 된다. 너희가 외국인에게는 독촉할 수 있지만, 너희 동족이 너희에게 진 빚은 탕감해 주어야 한다.”(신명 15,1-3)

아홉째, 샬롬의 경제학의 결과는 자원들에 대한 청지기 역할을 강조하고, 억압받는 이나 궁핍한 이가 없는 평등과 정의를 주장한다. 그리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힘을 요구한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상속 재산으로 차지하라고 주시는 땅에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실 것이므로, 너희 가운데에는 가난한 이가 없을 것이다.”(신명 15,4)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사도 2,44-46)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사도 4,32-35)

이와 같이 성경이 제시하는 샬롬의 경제학은 생명을 위한 살림의 경제학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실천은 이 샬롬의 경제학을 실현하기 위한 논리적 결과이다. 모든 민족들에 대한 대안 사회(alternative society)로서 이스라엘이 가졌던 샬롬의 경제학의 과제들은 예수님이 제시하시는 사회-경제적 대안 안에서 구체화 된다.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에서는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되고, 지배와 착취에 반대하는 나눔과 섬김, 형제-자매됨(brother-and-sisterliness), 상호성(mutuality)과 연대성(solidarity), 그리고 친교(koinonia)가 실현된다. 따라서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운동은 돈, 토지, 노동, 권력의 영역에 있어 대안적 방안들, 즉 경제적이고 사회-정치적인 구조의 변혁을 위한 초대이다.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창현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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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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