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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신부의 생태영성으로 보는 샬롬과 살림의 성경읽기] (77) 다양한 차원의 복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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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실재(reality)를 드러내는 것이다. 즉 하느님의 뜻을 이 땅 위에 실현하는 것이다. 이 복음화는 다양한 차원을 가지는데, 회개(conversion), 제자 만들기(discipling), 정의(justice) 그리고 문화(culture)의 복음화 등이 그것이다. 첫 번째 차원은 회개 복음화이다.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사도 3,19) 회개는 예수님을 뒤따르기 위한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인격적인 응답이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복음화를 단지 이 차원으로만 제한하는 것은 너무나 협소한 태도이다. 왜냐하면 복음화는 하느님 나라의 충만한 메시지를 선포하고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차원은 제자 만들기 복음화이다.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을 경외해야 한다.”(신명 8,6)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그리스도교는 예수님 제자들의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는 예수님처럼 살고, 그분의 나라를 이 세상 안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제자 만들기가 중요하다. 이 제자 만들기의 목표는 예수님처럼 보고 행동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제자들의 공동체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화해를 실천하는 공동체이다. 즉 화해된 이들의 공동체이고 화해시키는 공동체이다. 특히 이 실천은 부자와 가난한 이, 남자와 여자, 다른 인종과 민족 사이의 화해에서 효과적이고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제자 만들기의 복음화는 생활 방식(lifestyle)의 복음화를 포함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설득력 있는 영향력을 가진다.

세 번째 차원은 정의 복음화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이사 58,6)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 복음화는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사회적 맥락 안에서 지역적으로, 전지구적으로(globally) 실천하는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인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특히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관심을 통하여 이 정의를 위하여 일한다. 그래서 고착된 가난, 환경 착취, 인종 폭력과 종교 폭력,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억압, 군사 문화와 군사주의 등과 같은 정의와 관련된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에 참여 한다. 이러한 정의 복음화를 포함하지 않는 복음화는 충만한 성경적 의미에서의 참된 복음화는 아니다. 이 정의 복음화는 생태 복음화를 포함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복음화는 땅과 물질세계를 위한 복음을 선포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땅이 불의하게 착취당할 때, 인간은 정의롭게 살 수 없다. 생태 복음화는 본래적 의미의 복음화와 분리된 것이 아니다. 회개, 제자 만들기, 문화 복음화의 모든 차원들은 하느님, 다른 이들과의 화해 뿐 아니라 땅과의 화해를 포함한다.

네 번째 차원은 문화 복음화이다. “내 백성아, 내 말을 들어라. 내 겨레야, 내게 귀를 기울여라. 나에게서 가르침이 나가리라. 나의 공정을 내가 민족의 빛으로 만들리라.”(이사 51,4)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가로막고 일어서는 모든 오만을 무너뜨리며, 모든 생각을 포로로 잡아 그리스도께 순종시킵니다.”(2코린 10,5) 문화 복음화는 하느님 나라의 진리와 가치를 통해 사회와 문화를 변혁하는 것이다. 이것은 예술, 경제, 교육, 정치와 행정, 과학과 기술, 언론과 오락, 철학과 세계관 등과 같은 모든 영역에서의 사회 참여를 의미한다. 복음화의 이 차원은 복음의 진리를 증언하는 변혁 운동에로 그리스도인을 초대한다.

복음화의 네 차원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예수님 안에서 계시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치유된 창조 세계로서의 구원(salvation as creation healed)을 가리킨다. 그래서 전인적인 선교는 복음화의 이 네 가지 차원을 모두 결합하는 것이다.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창현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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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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