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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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86) 교실 안의 야크

때묻지 않은 행복을 지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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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옥경 수녀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모든 사람은 행복을 꿈꾼다. 행복의 조건은 모두 다르다. 나에게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행복지수 1위라는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부탄. 그곳 사람들의 행복의 조건이 궁금해진다.

주인공 유겐은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교사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 교사는 잠시 지나가는 직업일 뿐 소명 의식도 없고, 희망도 아니다. 유겐의 꿈은 호주로 건너가 가수가 되는 것이다. 교사로서의 그의 삶은 불성실했고, 교육부는 그를 학생이 10명도 안 되는 ‘루나나’라는 외딴 벽지마을로 전근시킨다. 교사가 되면 5년의 임기를 채워야 하는 규정 탓에 남은 1년을 채워야 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낯선 임지로 향한다.

그곳의 촌장,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은 극진한 환대로 그를 맞이한다. 그러나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 유겐은 바로 떠나겠다고 말하고, 촌장은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청한다. 찻길에서 8일을 걸어서 와야 하는 외진 마을이기에 돌아가기 위해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결정과는 다르게 다음날 아이들은 정시에 모여왔고, 유겐은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하게 된다. 아이들의 이름과 장래 희망을 들으면서 유겐은 사범대학 4년 동안도, 가르치는 동안도 결코 생각해보지도 못한 어휘를 듣게 된다.

‘교사는 미래를 어루만지는 이’라고. 아이의 입을 통해서였지만 사실은 마을 촌장님이 늘 하던 표현이었다. 당황하며 엉뚱한 소리로 마무리하지만 유겐을 흔들었다. 점차 알게 된 아이들의 힘겨운 현실도 자기 꿈에만 도취되어 살아온 유겐의 마음을 움직인다. 결국, 유겐은 1년을 머물겠다는 결심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배우고 함께 논다. 드디어 선생이 되어가는 것이다.

루나나 사람들은 온난화라는 단어는 모르지만, 히말라야 설산이 점점 그 흰빛을 잃어가는 것이 마음 아프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도구로만 보는 문명인들과 다르다. 연료와 우유를 주는 야크를 최상의 이웃이며, 가족으로 여긴다. 훌륭한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 야크라는 말이다.

매일 세상을 향해 노래를 바친다. 감사이고 기원이다. 자기의 꿈과 성취를 위해 노래 부르는 유겐에게 이들의 삶의 방식은 온통 일깨움이다. 우리 모두에게도 말이다.

‘거목 사이를 걸어가니 내 키가 커졌다’는 명언이 있다. 맑은 영화로 인해 마음의 키가 쑥 커진 듯하다. 행복은 ‘모든 것의 가치를 알아봄’이고, ‘네 덕’이고, ‘더불어 삶’임을 깨닫는다.

9월 30일 개봉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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