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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95) 크리스마스의 기적 : 욜키 1914

어두울 때 찾아오신 아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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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카 2,14)

러시아 영화 ‘크리스마스의 기적:욜키1914’는 전쟁이 한창인 1914년 러시아에서 서방의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금지될 상황이 되자 이 축제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과 축제라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지 현실에서 사람들은 축제를 지키려고 한다.

물론 이들이 성탄절을 지키려는 것이 오로지 종교적인 신심에서 비롯된 것은 분명히 아니다. 좋아하는 이성과 춤을 추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 싶고, 가족들이 1년에 한 번 함께 모여 공동체적인 기쁨을 나누고 싶어 한다.

성탄절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100만 명의 탄원서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탄원서를 가지러 기상악화의 상황에서 비행기를 띄우기까지 한다. 여기에 엄마의 약값을 벌기 위해 거리를 전전하는 아이들과 버티는 세입자들을 쫓아내야 하는 집주인의 이야기 등이 더해진다.

영화의 매력은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서로가 격려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쌓아가며 기적을 만들어간다.

100만 명의 탄원서를 힘들게 모으는 소식이 황제에게까지 전해져 그의 마음을 돌리고, 아이들은 유명 가수의 도움으로 거리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엄마의 약값을 마련한다. 세입자들을 쫓아내는 대신에 집주인은 그들과 함께 특별한 만찬을 즐긴다.

여전히 전쟁은 계속되고,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전쟁의 어둠과 슬픔을 잊고 사람 사는 행복을 느끼고, 삶의 소중함을 되찾았다는 것, 그것이 그 해의 특별한 성탄절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한 해를 보내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처럼 점점 관계의 행복에서 멀어져 단절이나 우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성탄 미사에 참여조차 쉽지 않은 상황까지 되면서 성탄의 기쁨은 옅어져 가는 듯하다.

타인과의 물리적인 거리 두기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전쟁의 상황에서조차 성탄의 축제를 지키려던 러시아 사람들처럼 우리도 이 기쁨을 스스로 체험하고 나누었으면 한다.

세상에 어둠이 가득할 때 아기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오셨고, 구원의 기쁨과 희망을 드러내신다. 지금 우리가 겪는 두려움과 고통도 오시는 예수님 안에서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어둠 대신 빛을 밝히는 신앙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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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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