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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45)돈 룩 업(Don"t Look Up)

지구 종말 앞두고도 관심 갖지 않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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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우리는 믿을 수 있을까.

영화 ‘돈 룩 업’은 천문학자인 교수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가 6개월 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세상을 풍자한 영화이다.

두 천문학자가 방송에 출연하여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거대한 혜성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며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지만 매일 쏟아지는 정보 속에 묻혀 중요한 뉴스로 취급되지 못한다. 이미 정치 시사방송은 예능에 최적화되어 프로그램 방향에 맞춰 사회자가 유도하는 대로 패널의 의견이 바뀌는 코미디 같은 상황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혜성과 부딪히면 지구가 폭발하고 세상이 끝난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도 메릴 스트립이 연기하는 대통령은 정권 유지에만 몰두하고, 관료들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 경영자는 정치인이 갖지 못한 막대한 자금력과 빅데이터 정보로 정치인들을 쥐락펴락하며 혜성 충돌마저 자신의 사업 기회로 삼을 정도로 파렴치하다. 대중들조차 눈앞에 펼쳐지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뉴스에 분별력을 잃고 소셜미디어에만 관심을 두는 상황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이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날 날이 오늘 밤인 줄도 모르고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재산만을 모으는 어리석은 부자와 닮아있다.(루카 12,16-20)

언론과 정치 선동에 지루하게 끌려다니던 민디 박사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세상에 알리려 애쓰지만, 혜성은 이미 지구에 상당히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상태다. 정치와 미디어는 천문학자들의 진실을 가리고, 기업가는 정치인 위에서 돈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해 하지만 그들에게 선동된 사람들의 갈등 또한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원인이 된다.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든 아담 멕케이 감독은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돈 룩 업(Don''t Look Up, 위를 보지 마라)’과 ‘저스트 룩 업(Just Look Up, 위를 보라)’을 외치며 두 그룹으로 나뉘어 싸우는 불편한 진실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인류의 재난과 위협 앞에서 현대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이지만, 지구가 파괴되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은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혜성과 같은 우주 행성에 의한 폭발이 아니더라도 자연환경 훼손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우리 스스로가 파괴하고 있는 우리는 영화 속 인물들과 무엇이 다를까. 지금 이대로라면 세상에서 지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에 망연자실해지며 그동안 신세를 졌던 지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에너지를 적게 쓰는 생활습관을 새해 목표로 삼아 지구 환경을 회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노력해야겠다.



2021년 12월 8일 극장개봉

12월 24일 넷플릭스 서비스



이경숙 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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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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