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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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46)해피 뉴 이어

떠나는 인연 보내고 새로운 사랑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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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새해 되세요~

너나없이 행복을 빌어주는 것을 보면 우린 모두 행복을 꿈꾸고 있다. 우리가 찾고 있는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영화가 있다.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여러 커플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러브 액츄얼리’가 기차역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면 이 영화는 연말연시의 엠로스라고 하는 호텔을 배경으로 엮어지고 있다. 호텔은 임시로 머무는 장소로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어쩌면 삶이 흘러가는, 사연이 흘러가는 여울목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15년째 친구를 사랑하며 고백을 기다리는 호텔 매니저, 짝수 강박증인 호텔 대표, 1년째 차이며 맞선만 보는 잘생긴 의사,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호텔 하우스 키퍼, 공무원 시험에 계속 떨어지며 연인에게도 차이는 취준생, 모닝콜을 하는 호텔리어, 무명시기를 벗어나 인기 절정에 있는 아이돌과 매니저, 호텔 도어맨과 이용객으로 만난 첫사랑 커플 등. 주변이나 TV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겉으로 멋있어 보이고 행복해 보이지만 사람마다 사연을 안고,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애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남의 사연은 답이 보인다. 이렇게 하면 되고 저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은 갈등 중이다. 조금만 열면 될 거 같은데 조금이 쉽지 않다.

‘러브 액츄얼리’가 행복을 찾기 위해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 문제를 해결해갔다면 이 영화에서는 떠나는 인연을 쿨하게 떠나보내고, 오는 인연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던 어떤 광고처럼 절대적인 것인 양 움켜쥐지 않고 놓아준다.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는 잡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잡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이것을 아는 것이 지혜이고 행복인가 보다.

영화는 모든 커플을 행복하게 정리하거나 연결한다. 직위나 편견, 사람들의 이목 대신 용기로, 진솔함으로 연민으로 자신들의 짝을 찾아간다. 조건이 많이 붙는 요즘의 행복선언과는 다르다. 조건이 되어야만 행복한 것이라면 상위 1만 행복하지 않을까.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며 희망하는 것은, 지구인들이 있어도 행복하고 없어도 행복하면 좋겠다. 부자라서 행복하고 가난해도 행복하면 좋겠다. 함께 있어 행복하고 혼자여도 행복하면 좋겠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저 해와 달 덕분에 행복하고, 한 끼 먹는 밥으로 행복하고, 똘망똘망 바라보는 개 때문에 행복하고, 무심히 꼿꼿이 걷는 고양이를 보며 행복하면 좋겠다. 가장 좋은 것은 예수님의 행복선언을 고개 끄덕이며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해피 뉴 이어!



손옥경 수녀 (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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