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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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49)고장난 론

AI 로봇과 나누는 진정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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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AI 로봇과 실제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준 매우 현실적인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을 보며 든 생각이다. 주인공 바니는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는 빠르고 완벽한 AI 로봇 비봇이 활약하는 세상에서, 전교에서 유일하게 비봇이 없다. 다른 아이들은 비봇으로 친구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바니는 외톨이로 지낸다. 바니 주변에는 바니의 성격이 문제라는 학교 선생님과 시대의 변화를 모르는 할머니, 기계에 중독되면 안 좋다며 첨단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버지까지 자신들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어른들뿐이다.

그러던 중 바니도 비봇 론을 갖게 되는데, 론은 고장이 난 불량품으로 업데이트가 안 돼 모르는 게 많고 친구를 찾아주는 역할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바니는 론과 대화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서로의 마음을 아는 친구가 되어간다. 한편 마크가 개발한 비봇이 1억 대가 넘게 팔리면서 아이들은 친구들과 교류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자동으로 친구들이 연결된 것이어서 현실에서는 여전히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모른다. 우정은 양방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바니는 론이 친구를 사귀는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채워졌음을 알고 다른 비봇들도 업데이트시킨다. 론의 선한 영향력으로 모든 비봇은 아이들의 진정한 친구가 된다.

영화에서 비봇을 만든 개발자 마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연상하게 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역할을 비봇들이 대신하는 모습을 보며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

디지털 산업의 발달로 경제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인공지능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기 없이는 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일을 해주고, 쏟아지는 정보로 인해 가상공간에서는 바쁘지만, 현실공간에서 인간은 소외되고, 단순한 기억이나 계산은 물론 공감능력도 잃게 된다.

어떤 일을 시켜도 명령에 말없이 충성하는 기기들. 익숙해질수록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아무 감정 없이 대하고, 그런 관계가 편하고 쉽게 느껴진다고 하듯, 영화에서도 버블사의 직원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로 대답하고 온라인 예약을 하라고 할 정도로 인간관계의 서투른 모습이 보인다.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은 현대사회의 소통과 공허함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의 감정을 갖게 하는 AI를 개발한다면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인 ‘고장난 론’은 기술의 발달로 고립되는 인간과 현대인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를 주인공 바니와 론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머지않은 미래의 현실 세계를 담은 작품을 보며 첨단과학으로 인해 생활환경이 바뀌어도 우리 주변의 이웃이나 자연, 사물 등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 중





이경숙 비비안나

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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