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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51)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지독한 열등감의 굴레 탈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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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

영화 주인공 브래드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는 47살 가장이다. 영화 시작부터 브래드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생각이 많아 보인다. 다음날 아들 트로이와 함께 캠퍼스 투어를 떠나게 되는데 공항에서 아들과 편안한 여행을 해보려고 비즈니스 좌석으로 승급하다가 잘되지 않고 자신의 초라함에 실망한다.

보스턴에 도착해 아들과 함께 희망하는 대학을 다니며 정해진 인터뷰를 하는데 실수로 인터뷰 일정을 놓치게 되고 영향력 있는 대학 동창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도움을 준 친구와 저녁을 하다 갑자기 감정이 폭발한다.

브래드는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나가는 대학 동창들과 자신을 자주 비교한다. 사회적인 성공으로 유명인이 되거나 부유한 아내와 결혼해 화려한 삶을 살거나 돈을 많이 벌어 일찍 은퇴하고 휴양지에서 사는 친구들의 멋진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직원도 없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며 소도시에서 가족들과 소박하게 사는 자신이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에 쉽게 만족하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성공할 만한 다른 직업을 선택했더라면, 잘나가는 대학 동창들처럼 멋진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펴면 펼수록 브래드는 현재 자기 삶을 긍정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것이다.

열등감과 패배 의식에 빠진 브래드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음악적인 재능을 가진 아들 트로이를 잘 키웠다는 것. 그런 아들과 캠퍼스 투어를 다니면서 대화를 할 수 있고 같이 공연을 보며 감동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지지해 주는 아내가 있다는 것을 브래드는 조금씩 알게 된다. 영화 마지막까지도 브래드는 극적으로 바뀌지 않았지만, 자신이 아직 살아있고 아들과 아직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되뇐다.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돈이나 물질, 부동산, 명예를 기준으로 하다면 그리 성공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영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비록 부유하지는 못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키우고 가족과 이웃을 챙기면서 신앙 안에서 살았다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고유하게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 그래서 서로 다른 삶을 통해서 그 부르심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고 그것은 서로 좋고 나쁜 것 높고 낮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이다. 나의 삶의 자리를 잘 인식하면서 거기에서 감사와 성실함을 살아갈 때 우리는 그분의 열매를 제때에 맺게 될 것이다.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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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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