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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위령성월의 위로 / 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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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태풍’ 같은 내 나이 30대라지만 죽음에는 앞뒤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니 가슴이 서늘하다. 담양 펜션 화재로 젊은이들이 죽음을 당했고,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라고 노래한 사람이 하늘로 갔다. 종일 마음이 허한 이유다.

위령성월 11월, 여전히 사람들은 세상에 오고 세상을 뜬다. 이런 가운데 영화 ‘목숨’이 개봉한다.(12월 4일, 감독 이창재) 저예산으로 제작한 95분짜리 다큐멘터리 형태의 이 영화는 한 가톨릭 호스피스의 면면을 담았다.

40대 가장, 두 아들의 엄마, 할아버지, 쪽방촌 외톨이 아저씨. 그리고 그들과 호스피스에서 일상을 나누는 신학생.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살다가 호스피스에서 만난 이들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뜨겁게 살아간다.

사랑하는 가족, 어렵게 장만한 집, 짜장면 한 그릇과 막걸리 한 모금 등 세상에 ‘좋아하는 것’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이들은 우리에게 절망의 끝에 부활의 희망이 있고, 삶은 살아볼만하다는 것을 전해준다.

역설적이게도 ‘죽음’ 앞에서 인간은 삶의 소중함을 이해한다. 네가 사는 일상은 이토록 반짝이는 것이라고, 사랑하는 것들과 만나고 이별하는 것이라고, 너도나도 마지막은 언젠가 오는 것이니 일상을 귀하게 다루며 살라 전한다.

잘 살아야겠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매운 음식’ 말고는 남의 눈에 눈물내지 않으며 살아야겠다. 그렇다면 미련이야 남겠지만, 마지막을 후회하지는 않으리.

영혼을 위로하는 이 계절 위령성월,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고 고백하니 위로가 좀 된다. 영원한 삶을 믿는다고 하니 더 위로가 된다. 벌거벗은 몸으로 태어나 이름 석 자에 세례명까지 붙이고 간다하니 좀 더 큰 위로가 될듯하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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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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