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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56. 프랑스 신부님의 죽음, 어떻게 봐야 할까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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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 중학교에 다니는 신자 학생입니다. 일전에 프랑스의 자크 아멜 신부님께서 청소년에 의해 살해된 후 제가 만나는 비신자 친구들로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그 테러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강경 대응을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부터 난민들은 유럽에서 추방해야 하지 않느냐, 특히 시리아 난민들은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혹 일어날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모스크를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등. 제가 대답하기에 벅찬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요?



: 유럽 난민 문제와 테러범 문제는 연계시켜선 안 된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네요. 특히 시리아인에 대한 편견은 갖지 말아야 합니다. 시리아는 국민들이 오랫동안 독재정치 아래에서 고생한 사람들입니다. 거기다가 IS 문제까지 겹쳐서 그야말로 오도 가도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니 그리스도인의 연민으로 받아줘야 합니다.

언론에서는 난민들의 비윤리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지만 시리아 사람들은 선량합니다.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따뜻하게 웃어주고 친절을 베풀어주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시리아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은, 이슬람 국가임에도 그리스도교 유적을 잘 보전해 줬다는 점입니다. 시리아 지방 어딘가에는 주님께서 사용하셨던 아람어를 쓰는 동네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슬람인을 마치 예비 테러범처럼 여기는 것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슬람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순박하고 의리가 있습니다. 터키의 경우 성모님이 노년을 보낸 집터가 여전히 보존돼 있고 요한 사도의 무덤도 잘 보존돼 있는 등 이슬람 신자들은 다른 종교에 관용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개종시키는 것에 대해선 강경하지만 각자의 종교에 대해선 관대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말고도 이슬람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갖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IS가 노리는 것은 바로 종교전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난민들을 예비 테러범으로 취급한다면 결국 유럽에서 밀려난 난민들이 기댈 곳은 자기들이 원치 않는 곳밖에 없고 자칫 타의에 의해 테러집단에 귀속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S라는 과격집단이 발붙일 곳이 없게 하려면 난민들을 수용하고 이슬람 신앙을 존중해 주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대응방법입니다.

이번에 프랑스 노(老)신부님을 살해한 청소년은 청소년기 종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사춘기는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라고 하지만 자아정체성이 아직 덜 형성돼 있고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성향이 더 강한 때인지라 현실에 대한 판단이 급진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현실의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하기보다 감정적 충동에 밀려서 사고 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상 독재 정치인들이 사춘기 아이들을 돌격대 식으로 악용했던 사례들이 많습니다(독일 히틀러 유겐트, 중국의 홍위병, 남미 독재정권이 살인 무기로 키운 고아들 등).

이런 아이들의 삶을 도와주려면 그리스도교 윤리관인 존중과 배려, 사랑, 이해와 같은 덕목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또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신앙과 믿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이야기하도록 장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의심과 회의를 위험시하고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토론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종교는 참으로 묘한 기능을 갖습니다. 테러범들은 자기 신앙과 신념에 집착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자기 신앙과 신념에 회의나 반성이 없는 맹목적이고 추종적인 신앙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이미 우리 교회사 안에서 입증된 바 있고(중세 마녀 사냥을 비롯한 종교폭력 사태) 오늘날에 와서는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맹목적 신앙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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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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