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며 살아온 한 사제의 삶과 신앙

전달수 신부, 사제 인생 38년 신앙 단상 엮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신나는 신앙생활




신나는 신앙생활

전달수 신부 지음 / 가톨릭출판사 / 1만 2000원




“이탈리아 말을 제법 배웠는데 나이 탓인지 자주 잊어버리네.”(김수환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이 로마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김 추기경은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면 종종 전달수(안동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를 찾았다. 당시 로마 한인신학원장이던 전 신부가 교황청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이탈리아어에 능통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로 여기고 기꺼운 마음으로 달려간 전 신부에게 김 추기경은 늘 미안해했다. 전 신부는 사제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김 추기경을 통해 교회 어른의 겸손하면서도 넓은 마음을 느꼈다. 공항에서 자신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100여 명의 한국인에게 일일이 악수해 주는 김 추기경의 따뜻한 모습도 전 신부의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해 온 모든 사제는 저마다 지난 세월 속에 빛나는 신앙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치다 지난해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전달수 신부가 사제 인생 38년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1946년생인 전 신부는 1979년 사제품을 받고 안동교구에서 사목하다 1983년 로마 유학길에 오른다. 신학 박사학위 취득 후 2000년부터 5년간 로마 한인신학원장 겸 한국 천주교 주교단 로마 대표부 대표를 지낸 그는 미국 서부에서 오랫동안 교포 사목을 하는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목생활을 했다.

「신나는 신앙생활」은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온 한 사제의 삶을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틈날 때마다 써둔 하느님을 향한 글과 일화들이다. 소소한 인연에서 느낀 하느님 사랑과 더불어 전례와 기도, 성사생활의 의미는 원로 사제가 들려주는 담담한 강론처럼 다가온다.

여전히 고해성사를 회피하는 마음이 있는가. 전 신부는 “죄에 대한 벌보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앞에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낸다는 마음으로 성찰하자”고 이야기한다. 흔히 우리는 ‘맛집’을 중요시한다. 전 신부도 미국 한인 신자들을 따라 맛있는 순댓국집을 드나들었다. 이 경험에 비춰 그는 음식에 맛 들이듯 “기도에도 맛이 있다”며 아는 사람만 아는 기도의 맛을 재미있게 전한다.

미국에서 겪은 무시무시한 지진은 죽음에 대한 교훈도 줬다. “늘 죽음을 준비하되,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다잡아야 한다.”

가치를 잃고 사는 현대인에게 그는 부모와 같은 마음도 드러낸다. “이혼, 그거 순간입니다”하는 이들에게 전 신부는 ‘제2의 허니문’으로 불리는 ‘매리지 엔카운터(ME)’를 추천했다. 또 돈과 탐욕, 각종 범죄에 빠진 우리가 ‘놀부 정신’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일러준다.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전 신부는 2000년대 초 로마 현지에서 한국 교회가 교황청에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시성을 청원하는 과정을 물심양면 도왔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즉위 때에는 한국 교회의 새 추기경을 간절히 원하던 김수환 추기경이 교황을 알현하도록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 이러한 노력은 이듬해 정진석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기쁨으로 이어진다.

전 신부는 “하느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알려주신다”며 끊임없이 진리의 하느님을 찾길 권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9-1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시편 80장 3절
주님의 권능을 깨우시어 저희를 도우러 오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