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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스승 따라 아름다운 기도문 속으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남긴30여 편 글·기도문 정교히 분석문헌 통해 성인의 영성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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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 기도의 스승 프란치스코





기도의 스승 프란치스코

레온하르트 레만 지음 / 신우창, 이진행 옮김

프란치스코출판사 / 1만 5000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1~1226)는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는 기도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스스로가 곧 기도였다”고 동료들은 증언한다. 그의 ‘기도의 능력’은 어디서 부여된 것일까.

성 프란치스코는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자란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였다. 그런 그가 곧 받게 될 아버지의 상속권을 포기하고 입고 있던 옷마저 내동댕이치며 ‘한 분이신 하느님’을 따랐다. ‘아시시의 가난뱅이’를 자처한 그는 이후 하느님만을 “아버지”로 섬긴다. 가족을 뒤로하고 평생 기도하는 수도자가 된 프란치스코는 이후 수많은 기도문과 영성 글, 마음을 사로잡는 설교로 많은 이를 교회로 이끈 위대한 성인이 됐다.

오랫동안 프란치스코의 글을 연구해온 이 분야 권위자인 독일의 레온하르트 레만 박사는 프란치스코가 남긴 기도문과 편지 등 여러 글에 담긴 ‘프란치스코 영성’을 조명했다. 특히 책은 프란치스코가 기도의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요인과 그의 마음가짐, 생활상에 함께 주목한다. 복음서 이래 가장 아름다운 종교시로서 세계적인 문학작품으로 꼽히는 ‘태양 형제의 노래’부터 ‘문학적인 십자가의 길’로 평가받는 ‘주님의 수난 성무일도’ 등 30여 편에 이르는 기도문과 글이 성인의 마음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어 흥미롭다.

프란치스코가 선종한 지 800년이 다 되었지만, 가톨릭교회를 비롯한 서구 사회는 여전히 그의 ‘성스러운 업적’과 ‘기도에 헌신한 생애’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그의 평화에 대한 열정, 자연에 대한 사랑, 권력과 성공 앞에서의 자유로움”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의 가장 포근한 안식처는 기도였다. 그 기도는 잠시 하는 기도라든가 헛되거나 자부심이 들어 있는 기도가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겸허하게 고요히 드리는 기도였다.”(「성 프란치스코의 제1생애」 중)

프란치스코는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 먹고 마실 때도 언제나 기도에 몰두했다. 숲과 동굴, 한적한 성당이 그의 기도 공간이었고, ‘마음의 성전’에서 침묵 속에 하느님과 관계했다. ‘예수’라는 이름 하나를 놓고 그리스도의 생애와 수난을 묵상했던 그는 눈, 코, 입 모든 지체에 늘 예수를 모시고 다녔다.

저자는 프란치스코가 성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저항할 수 없는 초대’를 받고, 맨 처음 바쳤던 ‘성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린 기도’부터 하느님 찬미를 장려하고자 만들었던 ‘유언’ 기도문, 잘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찬미의 권고’ 등 다양한 글의 구조를 파헤치고 해석해준다. 시편을 암기했던 프란치스코는 특유의 영적 상상력을 동원해 시편을 활용한 ‘주님의 수난 성무일도’를 썼고, 주님의 기도 문장 하나하나를 묵상해 ‘주님의 기도 묵상’을 지었다. 이 과정에서 프란치스코가 얼마만큼 열린 사고방식으로 기존의 기도문과 복음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는지 누가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우주의 주인이시며 하느님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이 이토록 겸손하시어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하찮은 빵의 형상 안에 당신을 숨기시다니!”(형제회에 보낸 편지 중)

‘기도의 음유시인’이었던 프란치스코가 쓴 글은 모두 특별한 운율과 병행 구조를 취하고 있어 오늘날까지 종교를 넘어 문학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덕(德)을 인격화해 묘사한 ‘덕들에게 바치는 인사’, 여러 음악과 회화, 스테인드글라스에 활용된 ‘태양 형제의 노래’의 가치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당시 프란치스코 삶을 보여준다.

성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 안에, 그리고 마음을 하느님 안에”란 가르침을 늘 사람들에게 권했다. 프란치스코가 남긴 기도문에 심취하다 보면 성인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길 것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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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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