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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수묵화’ 선보이는 성상 조각가 최종태 교수

“내 예술 여정의 가장 빛난 별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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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 소재 ‘묵’ 사용해
서양 자코메티 조각 그려
화집 ‘먹빛의 …’로 엮어

“수필 쓰듯 편안히 붓가는대로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순박하면서도 온화한 한국인의 표정을 성상에 담아내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끌어온 조각가 최종태(요셉.77) 서울대 명예교수가 조각이 아닌 먹그림을 선보인다는 것은 대중의 관심을 또한번 자극하기 충분했다. 게다가 최근 그린 먹그림을 책으로도 엮었다는 소식에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동양화를 그리듯 가부좌를 한 채 백지를 들여다보던 최교수는 ‘조각가’답지 않게 먹을 흠뻑 먹인 붓을 단숨에 원숙하게 흘려냈다.

최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수십장의 먹그림을 그려냈다고 한다. 그렇게 그가 그린 내용을 보면 또한번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새하얀 도화지에 먹으로 그려진 그림은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을 최교수의 내면에서 새롭게 걸려낸 독특한 형상이었다.

“유사 이래, 그리고 인류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아마도 가장 양적으로 빈곤한 형상을 자코메티는 만들었습니다. 그 형상들을 통해서 우리는 무한에 대한, 궁극의 어떤 것에 대한 위대한 한 인격을 만나게 됩니다.”

최교수는 “자코메티는 나의 예술의 여정에서 만난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였다”고 극찬한다.

자코메티는 ‘형태미’를 추구한 근대 작가들과는 달리 ‘절대적인 것에 대한 표현’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조각가이다. ‘미(美’)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참됨’을 구현하기 위해 고뇌해온 조각가 최종태 교수의 작품세계와도 통한다.

특히 최교수는 ‘먹’이라는 동양적인 소재로 서양의 조각상을 새롭게 표현했다. 단순한 자코메티 작품을 최교수만의 시선으로 더욱 단순하게 형상화한, 최교수의 연륜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이다.

이번 먹그림은 한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의 작품을 재해석해 또다른 작품으로 만들어낸 작업으로 예술의 장르와 창의력, 상상력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동양과 서양, 두 예술가의 만남으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장르의 파괴에 더해 이 먹그림들은 어린이들도 흔히 쓰는 일반 도화지 위에 그려졌다. 최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정관념이 강한 편”이라며 “일상 안에서 쉽게 만나는 모든 재료들의 장점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한다.

실제 최교수는 조각가로서 늘 새로운 것만 선보이는 일종의 강박관념도 벗어던졌다. 그렇게 ‘힘을 빼고’ 먹그림과 함께 수채화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자코메티의 조각상을 재구성한 먹그림 중 40점은 ‘먹빛의 자코메티(열화당/3만원)’라는 제목의 화집으로 엮어냈다. 출판을 통한 동서양 예술의 접목을 모색해온 출판사 열화당이 펴낸 기획 한정본이다.

그림 원본은 현재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열화당 사옥 1층 갤러리 로터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먹빛의 자코메티-최종태가 그린 가녀린 영혼의 초상’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기간은 4월 30일까지.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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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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