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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40여년 걸려 장편소설 '순교자의 나라' 4권 완간한 방송작각 박도원씨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순교자들 모습에 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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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에 자발적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면서부터 100년 가까이 극심한 박해를 받은 한국 천주교회. 모진 박해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목숨을 바쳐 믿음의 증인이 된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이 나왔다.

 박도원(황석두 루카, 69)씨가 쓴 「순교자의 나라」(예담)다. 모두 4권으로 이뤄진 「순교자의 나라」는 1801년 신유박해와 1839년 기해박해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1800년 정조가 죽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이 스승 권철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제1부(1~2권)에서 신유박해를, 제2부(3~4권)에서는 기해박해를 다룬다. 이와 함께 조선 땅에 천주교가 전래되기까지 과정도 시대 배경과 함께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어 소설을 읽으면서 한국 초기 천주교회사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신유박해와 기해박해는 시간 차가 40년 가깝다. 이 40년 세월을 이으면서 소설의 얼개를 튼실하게 만들어 주는 인물로 작가는 김갑녕(프란치스코)이란 인물을 내세운다. 김갑녕은 신유박해와 기해박해를 목도한 인물로서, 말하자면 작가는 그의 시선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 초기 큰 두 박해사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장편 순교소설을 쓰게 된 사연도 특이하다. 박도원씨는 방송작가 출신이다. 1960년대 후반 MBC 문화방송 창립 6주년 기념 현상 공모에 천주교 신자들의 목이 잘렸던 새남터를 배경으로 한 `새남터의 북소리`로 당선돼 방송작가로 등단했다. 당시 그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 79위 순교 복자전」을 읽었는데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순교자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새남터의 북소리`를 쓰게 됐지요."

 박도원씨는 그러나 `새남터의 북소리`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지만 박해 이야기, 순교 이야기는 대단히 중요한 역사라고 여겨 소설화하기로 했다. 그래서 탈고한 것이 1984년에 나온 순교 대하소설 「새남터」(상ㆍ하 2권)였다. 이제 천주교 신자가 된 그는 김대건 신부의 생애와 병인박해까지도 소설화하고 싶었지만 개인 사정 등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그러다 천주교 박해사에 초점을 맞추어 처음부터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최초의 큰 박해인 신유박해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부족한 듯했다. 독특하게 신앙을 받아들인 천주교 전래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을 들이다 보니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작가는 "이제는 오랫동안 지고 있던 짐을 비로소 벗어놓은 것처럼 편안하다"며 "이 소설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추천사에서 "이 소설을 읽는 모든 분들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든지 조선 시대 천주교 신앙의 선조들처럼 열정적으로 자기 신앙을 가꿔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추천했다.    

이창훈 기자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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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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