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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도가사상 다룬 영문책 'TAO' 쓴 임금자 수녀

"절대 개념 회복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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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본원 성모자 상 옆에서 도에 관한 영문책을 들고 선 임금자 수녀.
 
 최근 한국 가톨릭 수녀가 중국의 도가 사상에 대한 책을 그것도 미국에서 영문으로 썼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임금자(알폰소) 수녀다. 임 수녀가 쓴 책 이름은 「TAO」. 도(道)의 영어 표기다. `인간 마음의 무한자`(The infinite Being in the Human Mind)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미국 워싱턴 DC의 아메리카 가톨릭대학교 등지에서 교환교수로 4년간 지내면서 집필했다.

 "한국 수녀가 도가 사상을 영어로 쓴 것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4월 28일 귀국해 잠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본원에서 만난 임 수녀는 미국에 갔을 때 그곳 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도가 사상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 수녀는 대만에서 공부해 노자ㆍ장자 사상 연구로 학위를 받았고, 90년부터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리스도교가 그래도 활력을 얻고 있지만 서구에서는 쇠락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대자 하느님에 대한 개념을 새로운 각도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도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그들(미국 사회)에게 도를 알림으로써 절대자에 대한 기존 개념 밖의 절대자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영어로 책을 내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어요."

 그러나 집필 목적이 단지 도가 사상을 알리려는 데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늘날의 시대적 특징으로 절대 개념의 상실을 들 수 있습니다. 절대 개념이 없다는 것은 절대 가치가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가치관의 상실과 혼란을 뜻하는 거죠. 오늘날 사회가 혼란스러운 이유가 절대 개념이 없기 때문이에요. 이 혼란을 극복하려면 절대자 개념을 되찾음으로써 상대적 가치를 뛰어넘어 절대적 가치관을 다시금 확립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책을 쓴 목적입니다."

 임 수녀는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道家)사상이 바로 절대 개념이 없는, 그래서 절대 가치가 없는 혼란의 시대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임 수녀는 노자ㆍ장자의 도(度)와 주나라의 천(天)이 절대 개념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인격적인 천(天)과는 달리 도(道)는 자연이라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도는 인간 안에 그리고 만물 안에 있는 절대 개념입니다. 만물에뿐 아니라 특히 인간 안에 도가 있기에 도에 도달하면, 도를 깨달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인간 안의 도를 회복함으로써 인간 본질을 회복하는 것, 그럼으로써 참으로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도 사상입니다."

 책은 서론에서 사상의 역사적 배경을 비롯해 고대 중국의 천(天) 개념의 변화를 다룬다. 1장에서는 가치관 혼란 속에 방황하는 인간 현상의 문제를 다루고 2장에서는 현상 세계와 대비되는 도(道) 개념과 도의 작용인 기(氣)에 대해 구명해 나간다. 그리고 3장에서는 어떻게 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지, 그리스도교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도의 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이 도(道)는 그리스도교의 하느님과 다르다. 임 수녀는 "동양 사상이 그리스도교와 다른 세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중요시해야 한다"며 토착화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활동과 관련, 임 수녀는 시골에서 피정의 집을 운영하면서 FTA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영문판 「TAO」를 우리말로 번역하고 한국천주교회에 관한 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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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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