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민족·화해·일치] 민족화해의 대상은 누구인가 / 김영애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주교회의는 올 3월 춘계 정기총회에서 본당 중심의 민족화해위원회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본당별 민족화해분과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 대구대교구, 인천교구, 의정부교구 소속 50여 개 본당에서 민족화해분과를 출범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교구 중심의 선언적인 통일사목에서 평신도가 참여하는 본당 중심의 실천적인 통일사목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한국천주교회는 통일사목에 주안점을 두고 1982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북한선교부’를 출범시켜 연구, 선교, 교육, 홍보기획분과를 두고 꾸준히 활동을 전개했다. 주교회의는 1999년 추계 정기총회 결정으로 북한선교부를 민족화해위원회로 명칭을 바꿔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와 나눔을 실천하면서 교육과 토론회 등을 통해 신자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의식 고취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전국 16개 교구와 수도회들의 참여로 대북지원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가 하면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한 각종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오고 있다. 특히, 북한을 떠나 인권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3국 체류 중인 북한난민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신자들의 대북인식이나 국내 탈북민들의 복지상태는 열악하기만 하다. 주교회의에서 올해 6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에서 통일부 2015년 조사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탈북민의 사망원인 순위 5위 안에 자살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한국인 평균 자살률에 비해 3배가 높은 수준으로, 목숨을 걸고 탈북을 결심해 남한에 정착하고자 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본당 단위의 민족화해분과에서 대북인식과 탈북민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 무게를 두고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민족화해의 대상은 누구여야 할까. 국제적 갈등조정자이며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히즈키야스 아세파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화해의 대상은 첫째, 하느님이다. 화해는 인간이 하느님께 대한 잘못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과정이며 개인을 향한 하느님의 은혜와 자비로 완성된다. 둘째, 자신과의 화해다. 이는 개인의 평온함과 평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셋째, 주변 사람들과 사회 전체와의 화해다. 용서받은 개인이 이제 용서하는 사람이 돼 다른 사람들과 화해를 이루는 것이다. 네 번째는 자연과의 화해를 이루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과 생태의 질서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관리자로서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분쟁과 갈등으로 멀어지고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사람들 사이에서 조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 본연의 임무인 평화와 화해 영역에서 영적이며 도덕적 신뢰를 쌓는 덕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데 기억할 말이다.
김영애(데레사) (사)새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6-11-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9

에페 4장 32절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