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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17) 천주교 전래 과정에 유교는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천주교, 유교 보완하는 종교로 친숙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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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의 전래 과정에서 유교는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명나라 말과 청나라 초에 천주교가 본격적으로 중국에 전래했다. 당시 중국에 온 선교사들은 유교 경전을 깊이 연구해 중국인들이 이질적으로 여겼던 천주교를 쉽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들은 천주교가 결코 낯선 가르침이 아니라 유교의 가르침과 상통하는 종교이며, 더 나아가 유교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는 사상임을 설득하려고 힘썼는데, 이러한 선교사들의 신학을 ‘보유론’(補儒論)이라고 한다.

곧 유교의 경천애인 사상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애주애인을 설명하고, 유교의 충효 관념을 통해 하느님에 대한 대충대효와 대군대부 사상을 가르치고, 유교의 인(仁)에 그리스도교의 사랑을, 유교의 조상 제사와 상선벌악 사상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영혼 불멸과 천당 지옥을 설명했다.

천주교는 이러한 보유론적 저술을 통해 조선에 전해졌다. 초기에 천주교를 받아들인 이들은, 한양과 그 인근의 남인에 속하던 유교 선비들이었다. 그들은 「천주실의」 등을 읽으며 천주교를 유교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가르침으로 이해했을 뿐 아니라 이를 조선의 상황에 맞게 실천적인 신앙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조선의 정치 사회적 이념이던 유교가 왜 천주교를 박해했나요

조선의 천주교 박해는 당시 신구 문화가 빚은 갈등, 사회 변혁, 정치적 상황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계기는 1791년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복자가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지 않고 그 위패를 불태운 ‘진산사건’이다.

유교의 종교 예식인 제사는 조상을 공경하는 행위로, 효 정신의 발로로 이해됐다. 그러므로 조상의 위패를 불사르는 것은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던 조선의 사회 체제를 부정하는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신앙의 선조들이 조상 제사를 거부한 배경에는 중국에서 선교 정책을 놓고 여러 수도회가 100년간 벌인 의례 논쟁이 있다. 이 논쟁은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1742년에 조상 제사 금지령을 반포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이 금지령은 1935년에서 1939년 사이에 다시 철회됐다.

그러므로 천주교 박해가 유교의 일부 가치에 대한 부정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각 민족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당시 신학과 교황청의 결정도 그에 한 원인을 제공했다.



유교에서도 사후 세계를 믿나요

죽은 뒤에 사람이 어떤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표현을 유교 문헌에서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교의 여러 경전에는 조상들이 죽은 다음 승천해 자손들을 굽어보며 보살펴 준다는 구절이 있고, 이러한 영혼 불멸 신앙은 조상 제사를 중시하는 유교 사상의 바탕이 됐다.

그렇지만 천주교가 중국에 전파됐을 당시 지배적 이념이던 성리학은 사람이 죽으면 사람의 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혼(魂)과 땅으로 내려가는 백(魄)으로 흩어진다고 여기며 영혼 불멸 또는 사후 세계를 부정했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영혼 불멸 문제를 천주 문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는 궁극 목적은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함이며, 영혼 불멸에 대한 신앙의 수덕의 기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난은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위원회가 펴낸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있습니다.

정리=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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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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