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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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03. 전례에서의 성령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93~111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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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초반의 한 창백한 소년이 꽃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러 꽃을 한참 바라보던 소년은 가게 주인에게 자신의 이름이 ‘토비’라고 밝힌 후, 9월 22일이 엄마 생일인데, 매년 60년간 꽃다발을 배달을 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얼마면 될까요?”라는 아이를 보며 꽃집 여주인은 “30달러면 충분해”라고 말했습니다.

두 달 후 토비와의 약속을 기억한 여성은 9월 22일에 꽃다발을 들고 토비 집으로 갔습니다. 토비 엄마는 “누구세요?”라며 문을 열었습니다. 여인은 “이 꽃은 토비가 당신을 위해 주문한 꽃이에요. 생일 축하해요”라며 꽃을 건넸습니다.

토비의 어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제 아들은 얼마 전에 백혈병으로 죽었는데요?”라고 했습니다. 꽃집 여성도 놀라며 “아, 그랬군요. 토비가 엄마에게 60년간 엄마 생일마다 꽃을 선물해주고 싶다며 저희 가게에 찾아왔었거든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토비의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전에 한번 생일날 토비에게 꽃을 선물 받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라고 했더니 앞으로 매년 꽃을 선물해주겠다는 약속했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유튜브 채널 공감픽 중 ‘(감동 실화) 60년 동안 매년 엄마 생일에’ 참조)

전례란 바로 토비가 어머니에게 꽃을 선물한 행위를 하느님께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토비에게 이런 행위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3단계’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 주었던 사랑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깨닫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그 ‘행위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전례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되고 실현됩니다.

그런데 사실 토비의 이 모든 행위를 만들어낸 힘은 ‘이전에 엄마로부터 받은 사랑’이었습니다. 토비는 그 사랑 때문에 이 모든 일을 준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례 또한 우리 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님께 받은 사랑의 힘에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회 안에도 하느님께 받은 ‘사랑’이 존재합니다. 이 사랑을 ‘성령’이라고 부릅니다. 사랑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 안에 부어지기 때문입니다.(로마 5,5 참조)

성령께서는 우선 하느님께서 베푸신 사랑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특별히 ‘성경 말씀’을 깨닫고 이해하게 하여 하느님 사랑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성경을 ‘예형론적’으로 해석하게 하십니다.(1094 참조) 예를 들어 ‘노아의 방주’, ‘홍해를 건넘’ 등을 세례로, ‘바위에서 솟아 나온 물’을 영적인 선물의 예형으로, ‘사막에서 먹은 만나’를 성체성사로 연결하십니다.(1094 참조) 이렇듯 “성령께서는 우리가 받아들이고 실천하도록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1100) 하십니다. 이러한 예형론적 해석을 통한 ‘신비 교육’(mystagogia)은 전례의 참 의미에 눈뜨게 해 줍니다.(1095 참조) 이런 성령을 통한 하느님 사랑의 ‘기억’(Anamnesis)만이 참된 예배의 마음가짐인 “감사와 찬미”(Doxologia)를 불러일으킵니다.(1103 참조)

성령께서는 두 번째로 이 감사와 찬미의 마음을 축복으로 ‘실현’하십니다. 예를 들면 성체성사를 통해 감사의 제물을 참된 하느님의 축복으로 변화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집전자는 “성령 청원 기도”(Epiclesis)로 성령께서 이 신비로운 변화를 이끌어 주시도록 청합니다.

“어떻게 빵이 그리스도의 몸이 되고,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피가 되는지를 묻습니까? … 주님께서 동정녀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스스로 육신을 취하신 것과 같이 이 일도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대답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1106)

마지막으로 성령께서는 그렇게 받은 축복이 그 사람 안에서 ‘열매 맺도록’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는 성부의 포도나무 가지에 열매를 맺게 하는 수액과 같은 분”(1108)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전례의 열매가 사랑과 일치의 친교로 열매 맺게 하십니다. “신자들과 (전례의) 집전자에게 성부의 말씀이며 모상이신 그리스도와 생생한 관계를 맺게”(1101) 하십니다. 그러므로 전례에 참여하는 이는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교회 일치와 사랑의 증거를 위해 투신하게 됩니다.(1109 참조)

이렇듯 전례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시작하시고 실현하시고 끝맺어주시는 것입니다. 온전한 전례를 위해 형식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우선 기도와 절제된 삶을 통해 우리 안에 성령의 충만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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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1-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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