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첫 기증 이후 말기 환자 1189명에게 새 생명 선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승기배)이 뇌사자 장기 기증 300례를 달성했다.
서울성모병원은 6월 24일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박 모(38)씨의 심장ㆍ폐ㆍ간ㆍ신장 2개에 대한 장기 적출 수술을 통해 총 5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고인의 부인 이 모씨는 “장기 기증을 하게 되면 뇌사에 빠져 병상에 외롭게 누워 있는 남편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지 걱정도 했지만 장기라도 남겨 세상 어딘가에 내 남편 내 동생이 살아 있다는 안도감이라도 느끼고 싶은 마음에 가족들이 함께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장기 적출과 이식 수술을 집도한 장기이식센터 김지일 교수는 “뇌사자 이식은 스페인의 경우 인구 100만 명당 35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8.69명에 불과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건강한 장기가 없으면 죽어야 하는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뇌사자 가족의 고귀한 결정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요한) 교수는 “1993년 첫 뇌사자 장기 기증 이후 지금까지 300명의 뇌사자 장기 기증으로 말기 질환으로 고통받던 1189명이 새 생명을 찾게 됐다”며 “뇌사 기증자를 위한 추모 미사 등을 통해 유가족의 슬픔을 함께하는 한편 적극적인 장기 기증 홍보로 생명나눔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