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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 ‘문지기’ 점액 변화로 임신 시기 확인… 인공 피임 여성 몸의 호르몬 조절·균형 깨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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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서울 생명위 공동 기획 ‘자연출산 교육 기초과정’ ③

정자는 여자가 가임기일 때 여성 생식기 안에서 3~5일을 산다. 난자는 하루 정도 생존한다. 여성의 몸은 배란(성숙한 난자가 난소에서 배출되는 현상)이 되는 시기에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므로 난자가 언제 나오는지 알면 임신이 가능한 때를 알 수 있다. 자궁경부에서 나오는 점액의 양상을 통해 배란 때 두드러지는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운동’ 이숙희(데레사) 회장이 나눠준 배란법 책자를 보니 자연출산조절방법 중 하나인 배란법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다.

이 회장의 표현으로는 배란은 빅뱅 현상 같다. 난포막을 터트리고 나오는 난자가 우주에 별 하나가 탄생하는 것 같단다. 난자가 나올 때 나팔관(배란된 난자를 자궁 쪽으로 내려보내는 한 쌍의 관)이 재빨리 난자를 낚아챈다. 머리카락 굵기의 나팔관 안쪽에는 섬모들이 있어 섬모들이 난자를 자궁 쪽으로 톡톡 밀어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나팔관에 정자가 와 있으면 난자와 수정이 되고 수정란은 자궁내막에 착상한다.

동시에 임신이 되기까지 점액 양상은 이렇다. 난소가 활동을 시작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면 자궁내막이 천천히 두꺼워진다. 이때 자궁경부를 막고 있던 (농도가 진하고 혼탁한) 점액이 나오면서 자궁경부는 정자가 들어가도록 문을 열어준다. 난소는 점점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면서 끈적했던 점액이 콧물처럼 변한다. 이 미끄러운 느낌은 며칠 지속되는데 이 미끄러운 느낌이 드는 마지막 날이 임신이 가능한 최고의 가임기인 것이다. 이렇게 배란이 되고 4일이 지나면 자궁경부는 다시 막히는 비가임기 시기 점액이 건조한 시기로 넘어간다. 이때는 성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수억 마리의 정자가 여성 질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멸한다. 질이라는 윤활액이 여성의 자궁경부의 입구를 막아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게 세정작용을 하는 동시에 자궁 내막을 충분히 휴식시켜 준다.

이렇게 보니 점액은 자궁경부를 열어 주기도 닫기도 하는 ‘자궁경부의 문지기’인 것이다. 강의를 듣다 보니 여성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았다. 열리고 닫히고 분비되고 흘러내리고 올려주는 고귀한 일들을 스스로 때를 알아 차례로 반복하는 모습들이.

교회가 오랜 세월 거센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인공 피임을 반대하는 것은 하느님에게서 온 오케스트라의 선율 그 자체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대인들은 손쉽고 편하게 빠르게 대처 가능한 인공 피임 기구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하지만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자궁내막과 나팔관을 망가뜨리는 인공 피임 기구들이 결국 내 몸에서 연주되는 선율의 균형을 깨버려 결국 내 몸에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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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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