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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여는 문 '이콘'] 자비의 성모(5) - ‘달콤한 입맞춤의 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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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화는 주로 그리스와 발칸 반도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역시 자비의 성모의 한 유형으로 ‘달콤한 입맞춤의 성모’(Panagia Glykophilousa)라고 불리는데, 성모 마리아가 두 손으로 아기 예수를 자신의 가슴에 힘차게 끌어안으며 아기 예수의 뺨에 입맞춤을 하려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비잔틴의 전통적 표현방법대로 아기 예수는 자신의 미래를 알기에 슬픈 표정을 짓고 있지만, 어머니 마리아는 그 아기 예수의 뺨에 입을 맞추며 위로와 함께 신비롭고 끝없는 사랑을 주려 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어머니가 포옹할 때 아기 예수는 자신의 왼손으로 어머니의 뺨을 어루만지고, 오른손으로는 두루마리를 들고 있어 자신이 모든 말씀의 주인이심을 보여준다.

이 이콘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꼭 다문 입술 등 강한 인상을 표현하고 있고, 엄격한 기하학적 구조를 통해 시므온의 예언에 포함된 모든 드라마적 긴장감도 보여주고 있다.

17세기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시작된 이러한 유형의 이콘은 어머니 마리아의 사랑을 잘 보여주는 인간적인 특징으로 인해, 발칸반도와 비잔틴제국 주변 지역을 넘어 이탈리아에까지 널리 전해졌다. 특히 성모 마리아가 한 손으로 아기 예수를 자신의 가슴에 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는 이탈리아 성화들과는 달리, 이 이콘에서 마리아는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에 예수를 힘 있게 끌어안고 있다. 이 달콤한 입맞춤의 성모 이콘의 축일은 3월 27일이다.

이 이콘의 또 다른 변형은 성모님의 품 안에서 놀고 있는 아기 예수를 묘사한 ‘펠라코니티사’와 두 천사가 수난의 형구들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 품에 달려들어 안기는 예수를 묘사한 ‘수난의 성모’가 있다.

또 ‘달콤한 입맞춤의 성모’ 이콘은 성화상 파괴논쟁 중에도 기적적으로 파괴를 면한 이콘 중 하나로, 그리스 아토스의 한 수도원에 보존돼왔다. 원래 이 이콘은 성화상 파괴주의자 시몬이라는 사람의 아내인 빅토리아의 소유였다. 그녀는 신심 깊은 이였기에 이 성화를 소중하게 간직했지만, 그녀의 남편은 빅토리아에게서 이 성화를 빼앗아 바다에 던져 버렸다.

하지만 이 성모 이콘은 파도에 가라앉지 않고 수직으로 떠 있는 상태로, 그리스 아토스의 필로테우 수도원 선창에 도달했다. 성모 마리아가 발현해 전한 계시를 통해 이 성화가 자신들에게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곳 수도원장과 수사들은, 큰 영광과 기쁨으로 이 성화를 수도원에 모셨다. 이후 이 이콘이 닿았던 해안가에서 성수가 솟아나, 해마다 부활주간에 거룩한 물의 축복예식과 행렬이 거행된다.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장긍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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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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