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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까지 전해지는 연극으로 성폭력 아픔 전해

성폭력 예방 연극 ‘유 앤드 아이’, 전국 육·해·공군 및 해병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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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성폭력 예방 교육 연극 ‘유 앤드 아이’의 한 장면. 이힘 기자



“오빠가 동영상을 갖고 있어요. 아마…그걸 유포시킬 거예요.”(세영)

“무슨 동영상이요?”(우진)

“성…, 성관계 동영상이요.”(세영)

“네? 그걸 왜…”(우진)

2일 오후 서울 명륜동의 한 건물 지하, 가톨릭문화기획 IMD(대표 박우곤) 연습실에서는 남녀 배우들의 연극 연습이 한창이었다. 스태프는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 하나하나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비록 실제 공연은 아니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진지했다.

극에서 남자친구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과 구타에 시달려온 여주인공 세영(금빛나 분)이 남자친구 지우(홍준기 분)의 친구 우진(정준현 분)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장면과 이 사실을 안 우진이 지우에게 주먹을 날리는 장면은 실제 모습을 방불케 했다.

이 공연은 IMD가 제작한 군(軍) 성폭력 예방 교육 연극 ‘유 앤드 아이(You & I)’다. IMD는 7일 진주 공군교육사령부를 시작으로 29일까지 3월 한 달간 전국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 13개 부대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IMD가 성폭력 예방교육 연극을 제작한 것은 지난해 성매매 여성 지원 및 교육 공동체인 막달레나공동체와 함께 군 사병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연극의 필요성을 고민하면서다. IMD는 이미 2013년부터 서울시의 지원으로 서울 시내 100여 개 중학교를 비롯해 서울ㆍ대구ㆍ마산 교구 성당 등 교계 안팎에서 2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에게 성교육 연극 ‘너와 나의 케미’를 공연했다. IMD가 군 성폭력 예방 교육도 연극으로 하게 된 것은 지난해 3군 순회 시연회에서 군 관계자들로부터 ‘강사가 마이크를 잡고 하던 기존 성교육을 뒤바꾼 획기적인 성교육’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 연극 제작에 필요한 예산도 지원했다.

‘유 앤드 아이’는 장병들이 군 생활 중에 충분히 겪을 법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던 중에 무심결에 휘두르는 데이트 폭력과 성폭력, 휴가 때 저지를 수 있는 성범죄 사례 등은 ‘이것은 죄악’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깨닫게 한다. 남성들로 가득한 부대 내에서도 동성 간의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사례로 드러냄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과 다시 이를 감추기 위해 가하는 폭력은 한 사람의 몸과 마음, 영혼까지 병들게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배우들의 진지하고도 생생한 연기에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기획자 박우곤(알렉시오) 대표는 “연극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얘기이고 우리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연관된 얘기임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문제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의 미투(#Me Too) 현상 역시 내재된 폭력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으로 감싸준다면 보다 잘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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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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