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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집필로 사랑 나누는 원로 사제… “글 쓰는 데 끄떡 없어”

말씀의 365일, 삶의 뜨락에서 / 임덕일 신부 지음 / 가톨릭출판사 /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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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말씀의 365일, 삶의 뜨락에서」를 펴낸 임덕일 신부가 집필 공간에서 “매일 일상과 신앙의 말씀을 읽고 신앙을 좀 더 깊이 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새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제관 한편에 있는 책상에 스탠드 불이 ‘탁’하고 켜졌다. 탈고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손으로 눌러쓴 원고들 위로 빛이 드리워졌다. 수북이 쌓인 책들 사이로 자리를 고쳐앉은 사제가 말을 이었다. “제게는 ‘하면 된다’, ‘베풀자’라는 신념이 늘 자리하고 있어요. 책 읽고 쓰는 일을 하면 된다고 여겼고, 그간 많은 신자들에게 받아온 관심과 사랑에 대해 이것으로 나눔을 하는 거죠.” 그에게 집필 활동은 사랑이자, 나눔이다.

2015년 은퇴 후 ‘집필 사목’으로 사제와 신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전해오고 있는 임덕일(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신간 「말씀의 365일, 삶의 뜨락에서」를 펴냈다. 은퇴 후 벌써 두 번째 책이다.

임 신부는 고전 속 선현들의 금언(金言)을 신앙의 진리와 적재적소에 연결지어 풀이한 책을 선보여 왔다. 앞서 동양의 잠언으로 불리는 ‘채근담’(菜根譚)과 「명심보감」을 성경 말씀과 짝지어 펴낸 두 권의 책들은 독자들을 동서양 지혜를 한눈에 체득하도록 이끌어줬다.

이번 신간은 임 신부가 그간 읽고 쓴 고전과 여러 자리에서 강론했던 원고들을 한데 추려 엮은 묵상집이다. 용서, 고정관념, 덕, 행복 등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일상 주제들을 임 신부가 다시금 성찰하고 요약한 단상과 성경 구절을 함께 담았다. 365가지 묵상글과 성경을 매일 읽고 되새길 수 있고, 관련 구절이 적힌 성경을 함께 펼쳐놓고 읽어도 좋다. 물질만 좇는 세태, 베풀고 이해하기보다는 운전하다가도 끼어드는 누군가에게 화부터 내는 현대인의 심성을 차분히 돌아보게 하는 다양한 글이 재미있게 엮였다. 모든 주제는 곧 ‘사랑’으로 귀결된다.

임 신부는 “나름대로 요약하는 재주가 있어서 삶과 신앙의 깊이를 더해주는 내용들로 엮었다”면서 “날짜별로 정리된 매일 묵상을 읽고 새기기 쉽게 구성했다”고 전했다.

책으로 더 많은 신자와 소통하게 된 임 신부에게 신자들을 향해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답은 “진짜 기도를 하자”로 돌아왔다.

“우린 어느새 기복적인 신앙에 참 많이 젖었어요. 원하는 것, 돈, 물질, 그리고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십사 하는 바람이 기도의 대부분이 돼버렸죠. 돈, 맛좋은 음식, 보약 속 하느님만 좇지 않습니까? 하느님 방식의 뜻을 인간의 방식으로 끌어내리고 있죠. 이것이야말로 ‘현대판 샤머니즘’이죠. 하느님께서 가진 것은 오직 ‘사랑’뿐인데, 얼토당토않게 다른 것만 달라고 보채는 격이죠. 하느님, 이웃과 사랑의 관계가 먼저죠. 사랑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도록 노력합시다.”

임 신부가 주머니에서 김수환 추기경 사진이 새겨진 작은 기도문 하나를 꺼냈다. 그는 “김수환 추기경님이야말로 책에서 언급하는 용서와 사랑의 가까운 표본이시다”면서 “지난 10년간 추기경님 삶과 영성을 알리기 위해 기도문을 만들어 전달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추기경님 선종 10주년을 맞아 우리 교회가 추기경님 영성을 세계에 더 전하고자 전폭 힘쓰고, 나아가 그분이 가경자로 선포되도록 대대적으로 노력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파킨슨병 투병 중에도 매일 기도와 묵상으로 나온 이번 신간은 이미 교구 사제 800여 명에게 선물로 전달됐다. 벌써 내년에 펴낼 원고도 집필을 시작했다. 내년 사제 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아 그는 자신의 저작권을 교회에 봉헌하겠다고 했다.

“손이 점점 더 떨리지만 글 쓰는 데엔 끄떡없습니다. 힘닿는 데까지 후배 사제와 신자들에게 베풀고 싶습니다. 작지만 곰탕 한 그릇, 커피 한 잔 먼저 베푸는 게 제 작은 건강 비결이에요. 그러면 배로 갚아주시더라고요. 그게 사랑이고 나눔 아니겠습니까?”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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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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