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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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보시니 좋았다] (8) 한국 탈석탄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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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정책을 개발하여 앞으로 몇 년 안에, 예를 들어,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이산화탄소와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는 여러 기체들의 배출을 과감하게 감소시켜야 합니다.” (「찬미받으소서」 26항)

“담대한 결단이 요구되는 심각한 위기의 시기에 종종 그러하듯이, 우리는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실히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유혹에 빠집니다.” (「찬미받으소서」 59항)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류와 석탄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나무와 세대교체를 이루며 주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석탄은 각종 신(新)산업을 낳았고, 인간 삶의 방식을 빠른 속도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인류가 석탄 위에 구축한 문명은 이제 전 지구에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석탄이 연소하며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 온실 기체량을 비정상적으로 늘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더는 새롭지도 않은 사실이며, 세계는 지금 기후비상이다.

뒤늦게나마 위기를 실감한 전 세계는 좋든 싫든 석탄 문명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1882년 세계 최초로 석탄발전을 시작한 영국은, 작년 기준으로 석탄발전 비중을 5%까지 줄이며 2025년 탈석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독일은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발전량을 넘어서며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도 2018년 석탄 소비량이 3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세계적 에너지 전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어떠한가. 여전히 우리가 쓰는 전기의 43%는 석탄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무려 60기의 석탄발전소가 연간 2억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내뿜으며 가동 중이다. 게다가 정부는 7기의 신규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에게 탈석탄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인 것이다.

지금 건설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 그중에서도 삼척에 지어지고 있는 삼척포스파워 2기에 주목하고 싶다. 2013년에 처음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지만 아직 본 공사도 착공되지 못했을 정도로 인허가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불거져 나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9년 5월 현재 기준, 전체 공정률이 5%에도 채 못 미치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널려 있다.

우선 사업 전 시행된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가 거짓·부실이었다. 발전소 부지 절반에 대해서만 지반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조사 당시에는 나오지 않았던 천연 석회동굴이 부지 공사 착공 직후 2개나 차례로 발견됐다. 동굴은 규모가 길이 1.3㎞에 달하고 최소한 시·도 지정문화재급 이상의 잠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동굴 위에 지어지는 발전소의 안정성이 의심되고 계속되는 공사가 동굴에 미칠 영향이 뻔한데도, 지금까지 공사는 멈춰지지 않고 있다. 또한, 통상 해안가에 입지한 발전소와 달리 삼척화력은 폐광산 터에 건설된다. 이는 석탄하역부두와 발전소를 잇는 터널 공사를 필요로 해 자연환경을 이중으로 파괴한다. 특히 하역부두가 건설되는 맹방 해변은 동해안에서도 새하얀 백사장과 깨끗한 바닷물로 유명한데, 발전소 건설 시 해안 침식 가속화와 해양 오염이 우려돼 조개 채취와 민박업 등에 의지하는 주민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한국의 안정적인 전력수급 상황,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 빠르게 높아지는 석탄 가격, 약한 사업 당위성을 고려할 때 끊이지 않고 문제가 불거지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금이라도 삼척포스파워 건설 계획은 백지화돼야 하고, 한국의 탈석탄 여정은 여기에서 비로소 출발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명확할 때, 해결은 간단하다. 그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인류가 당면한 기후위기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이미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 있지 않을까.


녹색연합 유새미 전환사회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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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8-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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