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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소중한 하루 하루… 조금 더 인내하고 감사하세요”

이해인 수녀신작 「그 사랑 놓치지 마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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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으로 40년, 수도자로 50년을 살아온 이해인 수녀가 사랑의 시 편지를 모은 「그 사랑 놓치지 마라」를 펴냈다.



시인으로 40년, 수도자로 50년을 살아온 이해인(클라우디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 수녀가 부산 광안리 수도원에서 사랑의 시 편지를 보내왔다. 수신인은 이 순간에 숨을 쉬며 삶을 향유하는 모든 사람이다. 이 수녀는 “삶이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라고 한 아베 피에르 신부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지상에서 서로를 챙겨주고 사랑할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 귀띔한다.

마흔네 편의 시 편지에는 희망과 기쁨, 위로와 사랑의 마음을 계절별로 곱게 접어 동봉했다. 이 수녀가 기존에 썼던 시들에 산문을 곁들였다. 첫 장 ‘희망 다짐’에서는 타인이 준 고통과 근심, 나의 불신과 고집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새해 다짐을 새겼다. 암 투병을 하며 신발을 신고 문병 오는 사람을 부러워했던 기억을 되짚으며,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임을 깨닫는다.

“함께 사는 일이 아름답고 평화롭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인내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른 이의 먼지 묻은 신발을 깨끗이 닦아주는 맘으로 상대의 약점을 참아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31쪽)

또 ‘치유의 말’이라는 시를 통해 삶에 지친 시간들, 상처받은 마음을 고운 말로 치유하자고도 다독인다. “고운 말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라며.

“감정 조절을 못 해 가시 돋친 말로 상대방을 찌르기보다는 그의 입장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쪽으로 순하게 마음을 길들이니 이내 평화가 찾아왔습니다.”(83쪽)

봄과 여름에 쓴 두 번째 장 ‘기쁨을 전하는 나비’에서는 나비와 바다를 노래한다. 나비를 닮은 노란 리본으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한다. 시 ‘가까운 행복’을 통해 상상 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만 오늘 내가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내 마음, 바로 앞의 그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이 수녀는 세 번째 장 ‘나무에게 받은 위로’에서는 삶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내적인 힘을 길러야 함을, 단풍이 가르쳐준 영성을 이야기한다. 네 번째 장 ‘익어가는 삶’에는 이해인 수녀가 수도원에서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담았다.

다섯째 장 ‘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에는 특정한 수신인이 있는 특별한 편지를 실었다. 고등학교 동창과 이웃, 동료 수녀를 비롯해 고 장영희 수필가, 손택수ㆍ함민복 시인에게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에는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씨가 「그 사랑 놓치지 마라」 출간 즈음, 이해인 수녀를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인의 마음은 갈라진 광장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진영 논리 속에서 혐오도 커진다는 안씨의 질문에 수녀는 ‘판단 보류의 영성’을 꺼냈다.

“제가 종교학에서 배운 이론 가운데 판단 보류의 영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판단은 보류하고 사랑은 빨리하라.’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말라는 말이죠.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보는 거예요. ‘사람이 다 비슷비슷한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인간이 한세상을 사는 동안 서로 연민하며 사는 것밖에 없다’입니다.”

수녀는 “제가 쓴 시들을 다시 읽으며 약간의 설명을 곁들이다 보니 묵은김치를 먹는 것처럼 잘 익은 그리움이 되살아난다”며 “사랑으로 읽어주시면 고맙겠다”고 머리글에 썼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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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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