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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시대 조선 담은 구유, 한국의 아름다움 전한다

파리국립1대학 조형예술학 박사 김경란씨, 예수 탄생지를 19세기 조선 교회로 해석...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서 내년 2월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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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란 마리아 작가

▲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에서 김경란 작가가 제작한 성탄 구유 축복식이 거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에 특별한 구유가 설치됐다. 아기 예수 탄생지가 베들레헴이 아닌 19세기 중반 박해 시대 조선 교회로 해석한 작품이다.

이 구유는 파리국립1대학에서 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경란(마리아,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본당) 작가 작품으로 가로, 세로, 높이 3.2 × 1.8 × 0.55m가 되는 대작이다. 구유는 1836년 첫 입국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 30여 년간 조선에서 활동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과 김대건·최양업 신부, 평신도 지도자 등 주요 순교자 63명을 통해 한국 교회 순교 역사를 장엄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1836년 1월 조선에 들어온 모방 신부와 뒤이어 입국한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와 샤스탕 신부 등 선교사들이 목격한 조선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아울러 선교사들의 활동과 농사, 집안일, 추수, 아이들 등 조선의 일상도 담았다. 또 한국 교회사의 연속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와 한국지부장 임경명 신부 등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파리외방전교회원들도 등장시켰다.

작가의 구유 제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11월 서울 갤러리 1898에서 가로 3m, 세로 5m 크기의 대형 구유를 제작해 한국의 산천과 논밭, 한복을 입은 조선인들을 통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신’ 강생의 신비를 보여준 바 있다.

구유 제작 동기에 대해서도 김 작가는 “우리 교회에 등장하는 구유들이 대부분 똑같은 데 비해 유학 시절에 본 프랑스 교회의 구유는 지역ㆍ본당마다 다양하고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막연한 부러움을 느꼈다”면서 “그래서 우리만의 구유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구유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또 “한복과 가옥 등 전통적 풍경을 구유에 되살려낸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며 “점토의 일종인 스컬피에 구리선으로 인물 조형을 만들고 한복이나 선교사들이 입었던 상복을 입히고 당시 풍경을 되살려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 작가는 “이 구유를 통해 그리스도 탄생의 기쁨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기쁨은 아이들의 기쁨과도 같고, 그래서 저는 이 구유에 아이들을 많이 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구유 전시는 내년 2월 초까지 이어진다.

한편,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는 4년 전부터 해마다 선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구유를 전시하고 있다. 올해는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임경명(Emmanuel Kermoal) 신부의 추천으로 한국의 성탄 구유를 선보이게 됐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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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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