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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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점’으로 표현한 생명·빛·우주의 숨

구계숙 수녀 다섯 번째 전시회 개최 병뚜껑·귤껍질 등 재활용품 활용한 점 작품으로 생태 보존 경각심 일깨워 서울 김세중미술관, 5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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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구계숙 수녀가 김세중미술관에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제가 하는 작업이 큰 관점에서 보면 세상을 이롭게 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결국은 저희 수도회의 지향이거든요. 그것에 부합해서 앞으로 제가 할 수 있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위해 작업할 생각입니다.”

수도자이자 화가인 구계숙 (마리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가 서울 효창동 김세중미술관에서 ‘점(點), 우주의 숨’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이번이 다섯 번째 전시회다. 전시회 개막 준비가 한창인 16일 구 수녀를 김세중미술관에서 만났다.

코로나19에 무슨 전시회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구 수녀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생각해볼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생태계 교란으로 발생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생태 환경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수녀는 “지금 시대에 우리가 가장 주목하고 자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했을 때 생태 의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만이 호흡해서는 결코 숨 쉴 수 없다”며 “함께 쉼 쉬어야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수녀는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생태 의식에 대한 울림을 주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 재료는 플라스틱 병뚜껑과 비닐 등 재활용품을 사용했다. 귤껍질이 잘 썩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귤껍질도 작품 재료로 사용했다. 작품 재료는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는 수녀들이 모아줬다. 말린 귤껍질을 잘라서 가져다주거나 모아놓은 비닐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에도 수녀들이 직접 참여했다.

구 수녀의 작품은 여러 개의 점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다. 구 수녀는 “점은 가장 작은 시간의 단위인 순간이며 그것은 모든 생명체가 숨을 쉬는 짧지만 긴 여정이라고 여겨진다”며 “저에게 점은 바로 호흡이며, 생명, 빛, 결국 우주의 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뚜껑으로 우주를 표현한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구 수녀는 “지구도 우주에서 보면 하나의 작은 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지구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의 차원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얼마나 서로 공존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 수녀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수녀원에 입회하고 나서도 미술을 계속했다. 그러다 미술 전공까지 하게 됐다. 2008년 인천가톨릭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2017년 국민대학교 회화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구 수녀는 “수녀원에 와서도 그림 그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미술을 전공했으면 수녀원에 갔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모든 것은 주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 수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생태 환경의 문제는 미시적인 관점에서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정책이라든가 정치적인 영역에서의 협력도 필요하다”며 “그렇게 해야만 변화의 폭과 참여의 폭도 커지기 때문에 어떻게 예술의 영역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관점에서 보면 이런 것들이 재료이자 주제이고 저의 문제의식”이라며 “여러 가지로 저 자신을 성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계숙 수녀의 ‘점(點), 우주의 숨’ 전시회는 17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 효창동 김세중미술관에서 열린다. 초상화와 회화, 설치 작품 등 120여 점이 전시된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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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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