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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아동문학가 박홍근 문학 작품 한눈에

가톨릭출판사, 박홍근 선생 전집 출간 동시·동요·수필 1700여 편 9권에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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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근 아동문학전집



영차영차 개미가 이사를 간다. / 등에다 이삿짐 지고서 이사를 간다.(개미의 이사)

뜰 안도 장독도 / 바둑이의 지붕도 / 모두가 밤새에 / 누렇게 됐어요.(늦가을)

동심(童心)으로 평생 한결같이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상을 제시했던 박홍근(요한 보스코, 1919~2006) 아동문학가의 작품이 한데 엮였다. 그의 동시, 시, 동요, 수필 등 수백 편의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박홍근 아동문학전집」이 출간됐다. 동시 370여 편, 동화와 소년소설 260여 편, 시와 수필 400여 편 등 1700여 편에 이르는 순수 창작 작품을 내놓았던 그의 전집 출간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가톨릭출판사가 지난해 박홍근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뿔뿔이 흩어져 있던 귀중한 작품을 9권 속에 담았다. 제1권에 ‘나뭇잎 배’, ‘모래성’, ‘구공탄’ 등 그의 가장 유명한 동시와 시, 동요 등이 실렸으며, 2~7권은 그의 장단편 소설이, 8권은 수필 100여 편이 실렸다. 마지막 9권을 통해선 박홍근 선생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

함경북도 출신인 그는 일제의 압제와 해방 후 북한 사회를 경험하며 자신만의 보편적 자유정신, 신념을 확립했다. 1940년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시집과 이론서를 끼고 다녔던 터라, 불온사상자로 찍혀 연행되는 수모도 겪었다. 무엇보다 그는 1964년 가톨릭에 입교하며 세례받는 순간 처음으로 ‘엄숙한 환희’를 느꼈다고. 유년 시절 체험은 물론, 자연과 동심의 자연스러운 조화, 봄을 향한 갈망 등 섬세한 기법들로 아동문학계 선구자가 됐다. 한국사 근현대의 굴곡을 몸소 겪으면서도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과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가톨릭의 보편 가치와 자신의 예술적 지향이 잘 합치됐던 덕분일 것이다.

모든 것이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리는 오늘날. 그의 시 속에서는 여전히 늦가을 밤 귀뚜라미가 울고, 엄마와 같이 동화책 읽던 어린 아들의 안온한 마음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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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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