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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99) 소울

당연한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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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2코린 13,11)

디즈니의 새 애니메이션 ‘소울’은 재즈 뮤지션으로 성공을 꿈꾸지만, 중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겨우 자리를 잡고 사는 ‘조’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정규직 제안이 들어오던 날, 유명 재즈 클럽에서 연주의 기회가 동시에 생기고 일생일대의 기회에 흥분한 나머지 부주의로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조의 영혼은 우연히 ‘태어나기 전 세상’에 가게 되고, 모든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영혼 22’의 멘토가 되어 그에게 지구에서 태어날 동기를 찾아주게 된다. 조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했고, 영혼 22는 또 다른 핑계를 만들기 위해 조를 따라나선다.

조가 영혼 22에게 동기 부여를 위해 시도한 것은 재즈였다. 조의 삶에서 재즈는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으로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지로 구현된 재즈와 함께 조의 삶은 끊임없는 좌절의 연속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영혼 22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조는 영혼 22에게 감동을 주게 될까? 두 사람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따라가면서 그 실마리를 풀게 되는데, 간단하게 말한다면 조가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적인 것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조의 가족과 이웃, 학생들, 바람과 자연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한 지 벌써 1년의 시간이 다 되어 가면서 그동안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누군가를 만나기도 어렵고, 어디를 가기도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어디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 예전에 누리던 삶의 기쁨을 회복하면 좋겠지만, 백신과 치료제로 바이러스를 걱정하지 않으며 살 때까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것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평생 재즈와 함께하던 조가 이제야 가족과 이웃, 일상적인 것에 대해 감사하고, 기쁨을 찾게 된 것처럼.

화분에 핀 꽃 한 송이, 창문을 열어 맞이하는 시원한 바람, 막 내린 커피 내음, 동고동락하는 가족들, 신앙인으로서 하느님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기도의 시간 등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서 소중함을 느끼고, 삶의 기쁨을 찾을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불안함과 상실 대신 긍정적인 것들로 채워지게 된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가치가 나의 기쁨을 넘어서 내 가족, 이웃, 공동체의 기쁨과 평화로 확장될 때 모두가 어려운 이 시대에 희망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20일 개봉

 
▲ 조용준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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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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