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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14) 아마겟돈 타임

누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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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애로 서로 깊이 아끼고, 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로마 12,10)

‘잃어버린 도시 Z’, ‘애드 아스트라’를 만든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자전적 영화인 ‘아마겟돈 타임’은 19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유다인 이민자 집안의 둘째 아들인 ‘폴 그래프’의 어린 시절을 다루고 있다.

사립학교에 다니고 공부 잘하는 형에 비해 공립학교에 다니는 폴은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자유로운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에 가서 성공해야 한다는 부모 앞에서 자신의 꿈을 드러내기가 어렵다.

새 학년을 시작했지만,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폴은 같은 반에 있는 흑인 소년 ‘죠니’와 우연히 친구가 되면서 일종의 해방구를 체험한다. 둘은 미술관 견학 중간에 몰래 빠져나와 센트럴 파크에도 가보고, 오락실에서 즐거운 시간도 보낸다.

가족 중에 폴의 이야기를 유일하게 들어주는 사람은 할아버지 ‘애런’뿐이었는데, 폴의 꿈을 긍정해 주고, 물감까지 선물해 주면서 독려해 준다. 하지만 학교에서 폴과 죠니가 학칙을 위반하는 일을 하게 되고, 폴의 부모는 그를 형이 다니는 사립학교로 강제 전학시키고 두 사람은 멀어지게 된다.

공립학교에서처럼 새로운 사립학교에서도 폴은 잘 적응하지 못한다. 목이 꽉 끼는 교복을 입어야 하는 엄한 분위기에 빡빡한 수업도 따라가지 못한다. 여기에 다른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새로운 학교까지 찾아온 죠니를 무시하게 된다. 폴은 공원에서 할아버지를 만나 함께 로켓 실험을 하게 되는데, 할아버지는 힘들어하는 폴에게 세상의 차별에 남자답게 맞서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난다.

사실 이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나 감동적이거나 재미있는 이야기 대신 소소한 개인적인 체험을 담고 있다. 유다인으로서 미국 주류 사회에 들어가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보통의 삶이었다면 폴은 흑인 친구 죠니와 할아버지 애런을 통해서 삶에 대한 시각을 넓히게 되고,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이상적인 삶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좋은 대학을 나와 인정받는 직장에 취직하고,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사회 주류층이 되는 것만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뉴스를 보면 20~30대 구직 포기자가 60만 명을 넘어섰고, 구직을 포기하는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서라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신앙의 관점에서 이상적인 삶이란 하느님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는 삶을 말한다. 각자의 부르심은 다르지만, 그 부르심을 인식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을 완성해 가야 한다.

비록 물질적 풍요는 덜 채워지더라도 자신이 좋아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잘할 수 있거나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선택을 완성해 가도록 독려해 주는 가족과 친구와 이웃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 시대 꿈을 펼치며 기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을 희망해 본다.

온라인 채널 제공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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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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