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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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아치울 마을… 골라 가자, 책으로 떠나는 여행

여름 휴가철 함께할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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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삼복더위에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책 속에서 여행하면 어떨까. 해외 성지순례부터 가까운 동네 어귀까지 어디든 떠날 수 있다.






 

 


꿈꾸는 길, 산티아고 / 김창현 / 눈빛



‘순례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산티아고’. 올 상반기에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신간이 10권 이상 출간됐다. 그 가운데 「꿈꾸는 길, 산티아고」는 김창현(아가피오) 작가가 사진으로 담아낸 산티아고 에세이다.

‘산티아고’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성 야고보’를 이르는 스페인식 이름. 그의 시신이 발견된 자리에 성당과 도시가 세워지면서 산티아고는 예루살렘, 로마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지가 되었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길은 여러 개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그만큼 잘 알려진 길이 프랑스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하는 800km 여정의 ‘프랑스 길’이다.

암 투병 중이었던 저자는 지난해 5월 이 순례에 나섰다. 빼어난 자연과 인간이 만든 마을, 그것을 연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저자의 짧은 단상과 함께 담백한 사진에 담겼다.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를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몇 번이고 책장을 들춰 볼지도 모른다.



 

 


길 위의 낭만, 순례길 신혼여행을 꿈꾸다 / 김리나·권영범 / 크루


“보통 안정된 직장과 커리어를 버리고 순례길을 떠나거나, 장거리 트래킹을 다니거나, 세계 일주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저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랬다. 하지만 반 즉흥으로 시작된 순례길 신혼여행은 우리를 진짜 순례길에 데려다 주었고, 지금 우리는 어설프지만 순례자가 되어 가고 있다. 일단 첫발을 떼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길을 시작하고 끝맺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한 번만 용기를 내면 그다음은 더 쉬워진다.”(140쪽)

여행 중에 가장 좋다는 신혼여행으로 순례에 나선 커플이 있다. 캐리어 대신 배낭을 메고, 휴양지에서 입을 수영복 대신 비옷을 챙긴 이 커플은 바로 김리나(벨리나), 권영범(다미아노) 부부. 이들이 선택한 순례길은 그 유명한 산티아고가 아니라 조금은 생소한 ‘비아 프란치제나’이다. 영국 캔터베리 성당에서 시작해 프랑스, 스위스, 알프스산맥을 거쳐 이탈리아 로마에서 마무리되는 총 1800㎞에 달하는 순례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순례자도 적고, 관련 시설도 부족하지만 그게 매력이다.

풋풋한 연애 초기에 비아 프란치제나 순례길을 마음에 담은 이들은 결혼식을 겨우 한 달 남긴 어느 날 겁도 없이 각종 장비를 사고 딱 한 번의 연습을 마친 뒤 56일간 1000㎞에 달하는 순례길 신혼여행을 단행했다. 그 험난하지만 설렘 가득한 기록이 「길 위의 낭만, 순례길 신혼여행을 꿈꾸다」에 담겼다.


 

 


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 알파고 시나씨 / 초록비책공방



튀르키예(Turkiye), 우리에게는 터키로 더 익숙한 곳이다. 2022년 6월 유엔이 승인하면서 ‘터키 공화국’의 공식 명칭이 ‘튀르키예 공화국’으로 변경됐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에 걸쳐 있는 나라’, ‘형제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붙어 왠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튀르키예. 우리는 튀르키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튀르키예 출신으로 청소년 시절을 현지에서 보냈고, 이후 19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생활한 알파고 시나씨가 튀르키예의 역사와 현재, 다채로운 문화와 전통, 명소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있는 그대로 튀르키예」라는 제목처럼 여러 면에서 다양성을 품은 튀르키예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언제부터 형제 나라가 되었을까?’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이 한국전쟁에 튀르키예가 참전하면서부터라고 생각하지만 한국과 튀르키예의 형제애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4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는 역사상 첫 교회라고 알려져 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튀르키예 서부 지역에 있다. (중략) 개신교 신자뿐 아니라 천주교 신자 역시 튀르키예를 성스러운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예수의 십자가형 이후 에페소스로 온 성모 마리아는 이곳에서 수도원 생활을 하다가 별세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바티칸 교황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때마다 큰 미사를 올리곤 한다.”(169쪽)


 


아치울의 리듬/  호원숙 /  마음의숲



박완서(정혜 엘리사벳) 작가의 노란 집이 있던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 그녀가 타계 직전까지 집필하던 이곳에서 모친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쓴 호원숙(비아) 작가의 이야기가 「아치울의 리듬」이라는 책으로 엮였다.

“어머니는 아치울에 집을 지으면서 붉은 모란을 두 그루 심으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 곁에 하얀 모란을 심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그 아래 떨어진 새끼 모란이 분홍색으로 피어났습니다. 경이로운 일이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놀라움을 기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리듬이 되었습니다.”(5쪽)

「아치울의 리듬」에는 정말 책에나 나올 법한 마당부터 다채로운 꽃과 나무, 새, 산과 바람, 구름까지, 가까운 서울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향긋한 이야기가, 만나는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이 한 편의 수채화처럼 싱그럽다.

한때 어머니 박완서 작가의 충실한 심부름꾼, 집사로도 충분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호 작가는 글을 쓰면서 자신을 알게 되었고, 그녀만이 가진 언어의 리듬과 감각을 발견했으며,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숲의 언어/  남영화 / 남해의봄날



‘쉼’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숲’일 것이다. 나무의 고요함, 초록색 잎들이 주는 생명력, 아름다운 꽃까지, 마치 자신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 생기를 회복하는 듯하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지만, 이래저래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다면 가까운 숲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 혹은 예습을 하고 싶다면 15년 차 숲해설가로 일하고 있는 남영화 작가의 「숲의 언어」를 펼쳐보는 것도 좋겠다. 서로 다른 특성의 나무와 꽃,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섭리, 꽃이 입을 다물고 열매가 익는 이유, 꽃과 나무의 성장이 의미하는 것, 그 옆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의 방식 등 신비로운 숲의 모습에서 절로 재충전이 되는가 하면 삶의 힌트까지 얻게 된다.

“이 책이 당신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꽃과 잎과 열매와 나무의 말 없는 언어들을 더 잘 이해하도록, 아름다운 기쁨과 위로를 나누는 숲의 진정한 친구가 되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 오감을 활짝 열고 숲과 교감하며 더 섬세한 것들까지 발견하며 기뻐하고 경탄하는 삶으로 나아가기를.”(251쪽)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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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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