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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3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 선한 이들과 연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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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백하는 희망을 굳게 간직합시다. 약속해 주신 분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서로 자극을 주어 사랑과 선행을 하도록 주의를 기울입시다.(히브 10,23-24)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 공습경보와 함께 시작한다. 폭격으로 병원에 불이 나고 거기에서 주인공 11살 소년 ‘마히토’는 어머니를 잃게 된다. 1년 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도쿄를 떠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가게 되고, 거기에서 새엄마인 ‘나츠코’를 만난다. 마히토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만, 왠지 모를 무표정이 낯설다. 새엄마와 함께 저택에 도착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잠깐 잠이 들자 어머니를 잃은 슬픔이 깊게 자리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마히토가 살게 된 저택은 기묘한 곳이었다. 왜가리 한 마리가 그의 주변을 서성이고, 마히토는 왜가리를 쫓다가 숨겨진 탑을 발견한다. 마히토는 전학한 학교에서 아이들과 싸우고, 돌아오는 길에 돌로 자기 머리에 상처를 내어 학교 가는 대신 집에서 치료받게 된다. 그때 왜가리가 날아와 어머니를 보러 가자는 이상한 말을 듣게 되고, 갑자기 사라진 나츠코를 찾아 탑 안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이상한 세계로 가게 된다.

바닷가에 도착한 마히토는 펠리컨의 공격을 받지만 ‘키리코’를 만나 위기를 모면하고, 왜가리를 다시 만나 나츠코를 찾으러 대장장이의 집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앵무새 군단에게 잡힐 뻔하지만, 불의 소녀 ‘히미’가 나타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녀와 함께 탑으로 들어가 나츠코를 찾으러 다니다가 탑의 주인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는 혼란한 시대에 다른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나니아 연대기와 많이 닮아있다. 이 영화의 다른 점은 마히토가 도착한 곳이 아름답거나 이상적인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죽음의 상징이 가득하고, 산 자들보다 죽은 존재가 더 많고, 선한 존재보다는 탐욕스러운 이들이 더 많다. 그리고 마히토가 나서서 그 세상을 평화롭게 바꾸지도 못한다.

마히토가 할 수 있는 것은 할아버지를 이어 그 세상을 지켜내는 것뿐인데, 그는 그 역할을 거부하고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간다. 비록 전쟁과 폭력의 불바다가 현실이라고 해도 거기에서 키리코와 히미와 같은 친구들을 만나 살겠다고 한다.

우리는 전쟁, 폭력, 증오, 불신이 커지는 안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대를 외면하고 나와 내 가족을 지키며 나름의 평안함을 지키며 살아갈 수도 있지만, 신앙인으로서 세상에 어둠이 짙어질수록 주님의 빛을 드러내야 한다. 선한 지향을 가진 이들과 연대하며, 주님의 평화가 이 세상에 자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살펴야 할 것이다.

10월25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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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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