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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 성상’ 높아진 한국 교회 위상 반영

문화출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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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이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서 거행되고 있다. 이날 한국 주교단과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600여 명이 한국의 성인 사제 성상이 축복되는 역사적 현장에 함께 했다.리길재 기자

 

 

 


2023년 가톨릭 문화출판계는 바티칸에 들어선 김대건, 다채롭게 변주된 안중근, 교계 전설적인 서적 출간, 원로 작가들의 왕성한 활동, 청년 작가들이 담아낸 세상 등의 키워드로 얘기할 수 있겠다.



김대건 신부 성상 성 베드로 대성전에

올해 한국 가톨릭교회의 가장 큰 선물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 성상일 것이다. 한국의 첫 사제로 1846년 서울 새남터 형장에서 순교한 성 김대건 신부 조각상이 9월 1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설치돼 축복식이 거행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의 성인상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도미니코 성인 등 남녀 수도회 설립자들이 주로 자리한 곳에 갓과 도포, 영대를 착용한 성 김대건 신부가 들어선 것이다. 김대건 신부 성상은 대성전 우측, 시스티나 경당을 마주 보는 외벽 4m 높이 위에 3.7m 규모로 세워졌다. 순례자들이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를 보고 나와 큐폴라(지붕)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위치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가장 눈에 띄는 외형으로 자리하게 된 셈이다. 성상을 제작한 한진섭(요셉) 조각가는 제작에서 설치, 축복식까지 모든 과정을 소개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바티칸에 서다’ 전을 내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중 ‘단지동맹’ 장면.마포아트센터 제공


무대에서 다양하게 변주된 안중근

2023년 가장 다채로운 모습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 인물은 안중근(토마스, 1879~1910) 의사다. 1905년 을사늑약 후 거세지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탈을 저지하고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구축하고자 ‘대한의군 참모중장 겸 독립특파대장’이란 신분으로 1909년 하얼빈에서 의거를 단행한 안중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영웅’이 뮤지컬(연출 윤금정)과 영화(감독 윤제균)로 동시 공개돼 연초 관객들을 만났고, 광복절 즈음에는 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문병남 안무, 양영은 대본·연출)이 공연됐다.

이 작품은 안 의사가 1910년 3월 뤼순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지난날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여느 무대와 달리 아내 김아려(아녜스) 여사도 주목했다. 가을에는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의 음악극 ‘안중근의 고백(go back)’(연출 민복기)이 초연됐다. 안중근의 일대기와 시대상을 그에게 세례성사 및 마지막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준 빌렘 신부의 눈으로 좇는다.
 

 


가톨릭교회 전설적 서적 잇따라 번역·출간

교계 출판사에서는 이른바 ‘전설’로 불리는, 1000쪽이 넘는 분량의 책들이 잇달아 우리말로 소개되었다. 먼저 그릴마이어 추기경의 「교회 신앙 안의 예수 그리스도」(1990) 1권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교부들의 그리스도론」이란 제목으로 사도 시대에서 칼케돈 공의회까지의 그리스도론을 다룬 책은 김형수(부산교구) 신부, 신정훈(서울대교구) 신부, 안소근(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수녀, 최대환(의정부교구) 신부, 허규(서울대교구) 신부가 3년 동안 번역에 매달린 결과물이다.

2022년 ‘가톨릭성서모임’ 창립 50주년 및 2023년 도서출판 ‘성서와함께’ 창사 50주년 기념 프로젝트인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시리즈도 대장정에 돌입했다. 1968년 전 세계 가톨릭 학자들이 모여 성경 해석 기준을 제시한 책으로 평가받는 「제롬 성경 주해」의 전면 개정판(2022)을 2027년까지 총 33권으로 번역·출간하는 프로젝트다. 한님성서연구소 주원준(토마스 아퀴나스) 수석연구원을 필두로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26명의 번역자가 참여한다.

올레가리오 곤잘레스 신부가 200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세계 각지의 신학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그리스도론」도 출간됐다. 교부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의 위대한 순간과 이를 기록한 최고의 저자들을 소개한 책은 윤주현(가르멜 수도회) 신부가 번역했다.

1260년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대주교가 집필한 「황금 전설」은 서울대교구 변우찬(우면동본당 주임) 신부가 우리말로 옮겼다. 신약 이후 천 년,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중세의 사회상이 담겨 있다.



원로 작가들의 왕성한 활동

문화출판계에서는 원로 작가들의 활약이 눈부셨던 한 해다. 50여 년간 국내외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남기며 ‘빛의 화가’로 불리는 김인중(프랑스 도미니코 수도회) 신부는 제26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원경(심곡암 주지) 스님과 함께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이라는 시화집도 펴냈다.

1세대 여성 조각가로 주로 남미에서 활동하다 올봄 오랜만에 고국에서 전시를 개최한 김윤신(쟌느) 작가도 제37회 김세중조각상을 받았다. 여름에는 최종태(요셉) 작가의 대표 작품을 엄선한 ‘50년 만의 초대’ 전이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열렸고, 지난 10월 선종한 김남조(마리아 막달레나) 시인은 남편인 조각가 김세중(프란치스코)을 위해 지은 김세중미술관에서 앞서 ‘사랑하리, 사랑하라’ 시화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을 받은 이해인(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는 에세이와 시집을 잇달아 출간했고, 신달자(엘리사벳) 시인과 김홍신(리노) 작가도 오랜만에 신간을 발표했다.



청년 작가들이 담아낸 세상

생명과 환경,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재로 작업한 청년들의 창작 활동도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최엘라(미카엘라) 작가는 떨어진 나뭇잎, 과일이나 채소 껍질로 예쁘고 싱그러운 작품을 만들어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 복도에 전시했고, 청년이라면 끊임없이 고민하는 ‘꿈과 현실’을 주제로 영화 ‘별을헤다’를 만든 김종진(요셉)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작품을 선보였다.

‘자유·정의·인권’을 주제로 열린 제3회 락스퍼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영화 ‘우리는 그렇게 오랫동안’은 북한이탈주민인 조문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은 올해 분단된 남북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다.

제10회 가톨릭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대상작인 이종훈 감독의 애니메이션 ‘건축가 A’는 삶의 희로애락이 집의 뼈대가 된다는 이야기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바람을 담았다. 명동 갤러리 1898에서는 지난여름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전’ 당선 작가 11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읽고 공동의 집인 ‘지구’의 조화와 회복에 대한 묵상을 작품으로 선보였고, 올해 마지막 전시인 제8회 가톨릭 청년 미술가회 정기전에서는 23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함께 ‘생명’에 대해 묵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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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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