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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42) 노량: 죽음의 바다

왜 이순신은 끝까지 싸우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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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너희를 거슬러 일어나는 적들이 너희 앞에서 패배하게 하실 것이다. 그들이 너희를 치러 한 길로 나왔다가, 너희 앞에서 일곱 길로 흩어져 도망칠 것이다.”(신명 28,7)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7년이 지난 1598년 8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왜군은 일본으로의 퇴각을 결정한다. 이때 순천왜성에 있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조선 수군과 명 수군의 포위에 갇히게 된다. 고니시는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에게 선물을 보내 회유하며,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지 말아 달라는 청탁을 한다.

이순신은 진린이 왜선 한 척을 그냥 보내준 것을 알게 되어 불같이 화를 내고, 이순신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던 청나라 장수 ‘등자룡’이 자신의 배로 뒤쫓지만 왜선은 가짜였고 고니시의 부하는 사천의 ‘시마즈 요시히로’에게 향하고, 고니시의 편지를 읽은 시마즈는 순천왜성으로의 출정을 결정한다.

진린과 이순신은 왜군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져 간다. 다 끝난 전쟁이라며 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는 진린과 언제든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는 왜군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야 한다는 이순신. 진린은 명나라 황제가 하사한 칼을 꺼내며 위협하지만, 이순신은 진린이 협조하지 않겠다면 조명연합군은 오늘로 해체하겠다며 떠난다. 이순신은 부하들을 독려하며 출정 준비에 들어가고, 진린은 마지못해 이순신의 출정에 함께하게 된다.

이순신은 순천왜성에 있는 고니시 군과 사천에서 오는 시마즈 군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포위를 한 것처럼 고니시를 속이고, 노량에서 시마즈 군과의 전투를 계획한다. 드디어 노량에서 시마즈 군과 이순신의 조선 수군 함대가 조우하고 전투가 시작된다. 이순신이 바람의 방향을 이용해 선봉군을 물리치고, 시마즈 군을 관음포로 몰고 가는 데 성공한다. 퇴로가 막힌 시마즈 군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자 명 수군과의 전투를 벌이고, 여기에 조선 수군이 합세하며 처절한 백병전이 이어지고, 이순신은 북을 치며 아군의 사기를 북돋운다.

왜 이순신은 선조의 명령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려고 했을까? 그는 왜군이 신의를 지키지 않고 간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승리로 끝내지 못한 전쟁은 언제든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뜻에 맞갖은 평화를 지향하지만, 스스로 주권을 지키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도 함께 져야 한다. 평화 대신 반목과 혐오의 언어로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사회적 약자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존엄성이 훼손될 때 그 잘못을 분명히 꾸짖고, 하느님의 정의가 우리 안에 자리할 수 있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12월 20일 극장 개봉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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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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