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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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알려주는 식별의 기술

교황 즉위 후 첫 10년간 식별에 대한 가르침 담은 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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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일러 주는 하느님

프란치스코 교황 / 자코모 코스타 신부 엮음

정강엽 신부 옮김

성서와함께




현대 사회는 유동적이고 복잡하다. 그런 만큼 현대인들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선택들은 모여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나아가 정체성을 결정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기도했던 예수님은 고통 앞에서도 아버지 하느님께서 계획하심을 믿고 따르기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 자발적 의향의 대가인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신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삶과 정체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음이 일러 주는 하느님」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첫 10년 동안 식별에 대해 가르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식별(識別)’의 사전적 의미는 ‘분별하여 알아봄’이다. 교황은 ‘식별이 기술’이라고 말한다. ‘선택은 삶의 필수 요소이고, 그렇기 때문에 식별은 모두에게 중요한 행위’라는 것이다. 또 식별은 마음의 태도이자 지혜이고, 식별을 배우려면 공부를 해야 하며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식별은 기술(arte), 배울 수 있는 기술이고, 나름의 규칙이 있는 기술입니다. 이를 잘 배우면 더욱 아름답고 질서 있게 우리의 삶을 영적으로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식별의 전문가로 자처하거나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식별은 언제나 주님께 청해야 할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주님, 삶의 순간마다 제가 해야 할 일과 이해해야 할 일을 분별할 수 있는 은혜를 주소서. 저에게 식별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고, 저의 식별을 도울 사람을 보내 주소서.”(118쪽)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2022년 8월 31일부터 2023년 1월 4일까지 수요일 일반 알현에서 한 14개의 교리교육 과정을 재구성했다. 교황은 복음에 나오는 몇 가지 이야기를 예로 들며, 일상에서 식별이 필요할 때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제시한다. 식별에는 지성, 전문 지식, 의지, 그리고 식별 이후 따라오는 어떤 대가든 감수하겠다는 자발적 의향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회 회원으로 실천한 이냐시오 영성의 전통에 따른 식별의 지침을 제시한다. 성인은 심각한 부상 후 ‘우리 마음이 하느님에 대해 어떻게 일러 주는지’ 주의를 기울였고, 이를 바탕으로 수 세기 동안 기도와 식별의 지침서로 사용된 「영신수련」을 집필했다.

제2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에 남긴 문서와 연설 중에서 식별을 다룬 부분을 발췌했다. 식별이 곧 영적 실천이기에 교회의 활동이며, 영적이고 교회적인 식별을 보여주는 선교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서 우리는 ‘양심의 형성’이 지니는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식별이 하느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깊이 있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줍니다. ‘양심의 형성은 온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여정입니다. 이 여정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의 선택에 바탕이 된 기준들과 그분 행동에 담긴 의향들을 본받으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기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필리 2,5 참조)”(198쪽)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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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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