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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를 위한 돈보스코 상담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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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창 공부할 시기인 아들. ‘자기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며 대화를 끊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2인 아들이 요새 부쩍 아이가 ‘자기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며 속을 썩입니다. 귀가가 늦어지는 일도 잦아졌고 대화도 끊겼습니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의 이야기로는 담배를 피거나 불량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한창 공부를 할 시기에 찾아온 사춘기를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A. 속상한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한 발 떨어져 아들과 나눴던 지난 대화를 되돌아 보세요.

아들이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사춘기가 찾아와 많이 속상하신 것 같습니다.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의 귀가 시간이 늦으면 비행과 연결시켜 걱정하고, 그 시기에 공부를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러나 자녀가 왜 늦는지, 그때 뭐하는지 그 하는 일에 관심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 1순위는 술과 담배를 하느냐, 그리고 불량친구를 사귀느냐 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나름 알아보니 다행히 걱정 1순위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럼에도 아들과는 대화도 끊겼고 ‘자기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여 속이 상합니다.

청소년상담실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상담은 “부모님하고 대화가 안 통해요”이고, 부모님의 상담 1위는 “자식이 공부를 안 해요”입니다.

대화를 안 한다.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는 자녀의 말은 부모가 자기 인생에 간섭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속이 상하나 한 템포 떨어져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했을까.

“공부는 재밌어?” “큰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번 일요일 날 병문안 한 번 가자.” “엄마가 너 이렇게 공부하는 데 삼계탕 좀 해 줄까?” 이것은 인생에 간섭하는 말이 아닙니다.

“너는 지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뭘 해 먹고 살겠니?” “지금 보는 책이 맨 그런 책이면 앞으로 뭐가 되겠니?” “지금 정신 못 차리면 평생 거지로 산다.” 이런 말은 기준이, 인생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 공부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 입니다. 자녀의 취미나 성향을 무시하는 듣기 싫은 말입니다. “너는 공무원 되면 좋겠다. 요새 공무원이 신랑감으로 1위래.” “엄마 생각에는 간호사가 되어야 평생 먹고 살 것 같아. 엄마 친구는 50살인데 아직도 병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어.” 이런 말은 자녀 인생에 간섭하는 말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아이의 특성을 잘 아는 부모가 “널 키우다 보니 너는 이런 기질이 보인다. 그래서 네가 그런 쪽으로 가면 좋겠다.”가 아니라 아이의 특성과 관계없이 부모가 “그게 되면 좋겠다”로 나오면 아이는 “내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며 감정적으로 나오고 대화가 끊기게 됩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은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잘못한 모습을 보게 되면 한 템포 쉬었다가 그 아이를 만나십시오. 잘못했을 때 바로 만나면 이미 내 안에 끓어오르는 감정 때문에 이성적으로 아이를 교육하기 힘듭니다. 한 발 떨어져서 보게 되면 미처 보지 못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대화가 끊긴 아들을 한 템포 떨어져 보면서 그동안 나는 아들과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대화의 출발은 첫째 항상 가벼운 것. 둘째 감정이 안 들어 간 것이 좋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아들과 대화할 때 어떤 식으로 했을까. 감정을 실어 말했을까? 아이들 걱정하는 식으로 말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김인숙 수녀 (살레시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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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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