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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멋과 신앙, 판소리에 담아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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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소리북을 연주하는 연희자)’만 있는 판소리는 고리타분해요. 요즘은 악기도 이야깃거리도 달라지고 있어요.”

1993년생, 우리 나이 26살의 젊은 소리꾼 신유진(그라시아, 서울 방배동본당)씨는 “요즘 판소리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국악기 대신 첼로로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기도 하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가 판소리로 나오는 시대라는 것이다. 신씨는 그러면서 “판소리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분이 많은데 한번 와서 보시면 편견이 깨질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국악중고교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신씨는 제11회 명창 박록주 전국국악대전 학생부 종합대상, 제13회 국악협회 전국국악대전 일반부 판소리 부문 최우수상, 제27회 KBS 국악대경연 성악 부문 장원에 오른 실력 있는 소리꾼이다. 2016년 남산국악당 ‘다시 만드는 판의 소리-판소리 대학전’에서 최고의 소리꾼에 선정됐으며, CF에도 출연했다. 지난해부턴 판소리 ‘정조가’에 출연하고 있다.

정조의 일대기를 그린 정조가는 임금이었음에도 거침없는 욕을 했다는 정조의 인간적인 면모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창작극. 신씨와 동료 3명이 소리꾼으로 무대에 오른다. 홍일점인 신씨는 ‘성덕임’역을 맡아 정조와 ‘썸’을 탄다. 23일 오후 7시 30분 수원 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정조가가 열린다.

신씨는 대학생 때인 21살에 한류 여행을 떠난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다. 음악과 국악, 미술 등에 소질이 있는 대학생 6명이 ‘코리아 아 유 레디(Korea Are you ready)’라는 팀을 이뤄 4개월간 전 세계 15개국을 여행했다. 이들은 여행하며 우리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전했다. 당시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직후였다. 우리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이 쏠리던 때여서 여행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구성원들끼리 의기투합도 하고 투닥거리고 다투기도 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 신씨는 그때의 경험을 창작 판소리로 만들었고, 오는 12월 7~8일 서울 종로구 ‘서촌공간 서로’에서 ‘별난 소리판’ 공연 때 이를 선보인다.

신씨의 열정과 거침없는 행보는 신앙심에 바탕을 두고 일찌감치 재능을 발견하도록 도운 부모의 사랑 덕분이다. 신씨는 늦둥이 외동딸이었지만 욕심을 버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마음을 열어준 부모님 덕에 일찌감치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몇 년간 묵주기도를 매일 5단씩 바쳤다. 어린 나이에 ‘아빠가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항상 평화롭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성모님께 기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담배를 끊었다. 어린 시절의 이 체험은 더욱 뿌리 깊은 신앙인으로 자라나게 했다. 그는 지금도 공연으로 아무리 바빠도 주일 미사는 빼놓지 않는다.

“하느님께 항상 감사드려요. 너무 재밌는 일(판소리)을 일찍 찾게 해주셨잖아요. 앞으로 교회를 위해 주님께서 주신 탤런트를 쓰고 싶어요.”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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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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