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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닮으려는 열망으로 살아 숨쉬는 듯 화폭에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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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교 성인의 초상과 그들의 숨결이 서린 성지를 한 캔버스 안에서 바라보며 이들의 순교 영성을 묵상하도록 이끌어 주는 전시가 열린다. 윤영선(비비안나) 작가는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3전시실에서 12월 13일부터 21일까지 ‘윤영선, 성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윤 작가가 기도와 순례 속에서 만난 한국의 순교 성인들을 신자들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윤 작가는 2013년 「성당을 그리다」부터 2021년 「공소에 스미다」 등을 펴내며 전국 각지 성당, 성지, 공소를 그려왔다. 그러던 중 순교자의 얼굴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그들의 삶을 알아가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새로이 붓을 들었다. 작가의 삶과 신앙의 모양도 성인들과 닮기를 지향하며 그려나간지 어언 3년 만에 32위를 선보이게 됐다.

만나기 위해서는 알아야 했다. 윤 작가는 「조선 순교자록」과 「103위 성인전」 등을 읽으며 성인들이 어떻게 신앙을 증거했는지 따라갔다. 그중 특별히 자신에게 울림으로 다가오는 기해박해 12위, 병오박해 6위, 병인박해 14위를 선택했다. 성인의 인상을 잘 나타내고자 문헌 속에서 성인의 직업, 인품, 어록 등을 힌트 삼아 특색을 살려 그렸다. 윤 작가는 “인물의 이미지가 이미 교회에서 공식 제작한 103위 성인화의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그렸고, 기존 성인화와 최대한 닮은 인상을 가진 사람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후손이 있는 성인은 후손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섬세한 표현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윤 작가는 성인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을 다양한 한복 색상으로 드러냈다. 한복 입은 자세를 표현하기 위해 마네킹에 직접 한복을 입혀서 옷 주름과 빛을 표현했고, 미세한 손 표현을 위해 실제 손 모델도 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순례였다. 윤 작가는 각 성인과 관련된 성지를 방문하며 성인을 다각도로 만나고 묵상 속에서 성인에게 바치는 찬미가도 작성했다. 윤 작가는 “여러 노력을 통해 이 땅에 살아계셨던 성인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로, 더 나아가 우리 주변에 늘 살아있고 함께 호흡하는 분들처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세로 116㎝, 가로 80.3㎝ 캔버스에 성인과 성지를 함께 그려냈다. 성인이 너른 품으로 성지를 지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윤 작가는 작품뿐 아니라 전시 작품이 담긴 책 「성인을 만나다」, 작품 엽서 등을 판매해 전시 수익금을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한국지부와 성 라자로마을에 기부한다. 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성인들의 순수하고 깊은 믿음, 열정적인 삶이 수많은 이의 가슴을 흔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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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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