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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캘리그래피스트 정은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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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수원교구가 발행하는 「수원주보」 1면이 말씀으로 물들었다. 물결치듯 푸른 물감 위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루카 2,21)라는 짙은 먹색의 글귀가 마치 십자가처럼 내려앉았다. 캘리그래피스트 정은정(아가타·41) 작가의 작품이다.

“그저 말씀을 아름답게 표현한다기보다, 캘리그래피를 통해 많은 분들과 말씀을 나누고 이 말씀 안에서 묵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1년 동안 매주 「수원주보」 1면에 캘리그래피 작품을 싣는 정 작가는 “이렇게 많은 신자분들이 보게 될 주보 1면에 캘리그래피를 싣는다는 사실에 겸연쩍은 기분도 든다”며 “굉장한 작품을 드리지는 못하더라도 말씀으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평범한 미술교사로, 직장인으로 살아온 정 작가가 캘리그래피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작가가 되고자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신자인 공방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매일 그날의 복음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나가면서 말씀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렇게 말씀을 표현하는 정 작가의 작품은 2022년 서울 갤러리1898이 주관한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에 선정돼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글씨나 글씨를 꾸미는 예쁜 그림들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 늘 말씀에 어울리는 모습을 글씨에 어떻게 담을지 고민해요.”


동양화를 전공한 정 작가는 꽃 그림을 곁들인 캘리그래피로 눈길을 끌곤 한다. 그러나 정 작가는 “꽃은 부가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전례꽃꽂이를 하듯 말씀을 묵상하면서 말씀과 연관된 이미지를 담은 꽃을 함께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꽃만이 아니다. 정 작가는 “캘리그래피뿐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들이 말씀과 연결돼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순간순간 하느님이 늘 함께 계시면서 이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 작가는 매일 성경을 읽고, 필사하면서 더 자주 성경과 함께하려 애쓴다.

“저 혼자의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작업을 할 때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는 말씀이 계속 생각나요. 보는 분들이 제가 작품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까지도 다양하게 느끼신다는 것은 은총인 것 같아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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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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