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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사상과 종교의 경계를 허문 최종태 교수 기증전 내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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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조각계의 원로 최종태(요셉,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서울대 명예교수가 서울대교구에 기증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내일(2월 15일) 개막합니다. 

최 명예교수는 격변하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삶과 종교, 예술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탐구해왔습니다. 

조각가로서 최 명예교수는 평면과 조각,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거장으로 평가받습니다. 

한국 현대조각 안에 또 하나의 흐름으로서 가톨릭교회의 조각이 현대화되고 토착화되는데 선구자로서 노력해왔습니다. 

최 명예교수에게 종교미술은 인간의 본질을 찾아가기 위한 평생의 여정이자 인간 정신의 궁극이었습니다. 
 
최종태 作 '두 사람' (2005)


특히 최 교수가 종교미술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특정 종교를 넘어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것이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견성(見性)이나 그리스도교에서 주장하는 하느님 나라가 근원적으로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모두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가 종교미술을 통해 인간 정신의 궁극을 표현하는 창작활동은 보편 지향적이며, 이런 이유로 그의 종교조각은 이미 종교의 경계가 무색해지는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보편을 의미하는 '가톨릭' 신자로서의 지향점이 아닐 수 없는 대목입니다. 
 
최종태 作 '성모자' (스테인드글라스, 1994)

종교를 아우르는 최 교수의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는 2001년 9월 서울 길상사에 제작, 기증한 관음보살상을 꼽을 수 있는데, 이 관음상에서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2월 15일 오후 3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1층에서 '영원을 담는 그릇'을 주제로 열리는 최 교수의 기증전 개막식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대한민국예술원 및 서울가톨릭미술가회 등 문화예술계 원로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최 교수는 올해 초 국민들이 자신의 작품과 늘 함께하기를 바라며 평생 창작해온 다양한 작품 가운데 155점을 엄선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한 바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온 최 교수는 성모상을 비롯해 성모자상, 십자가상, 등 한국 가톨릭교회 미술과 함께 인간, 특히 소녀와 여인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도 함께 기증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온 채색 목조각과 회화, 최근의 드로잉 작품까지도 포함되어 작가의 시기별, 장르별 주요작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32년 대전에서 출생한 작가는 1954년 서울대 조소과에 입학하여 스승 김종영과 장욱진에게 사사했습니다.

당시 많은 작가들이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인체 조형을 통해 추구하는 경향을 보였을 때에나, 오히려 형태를 벗어난 추상과 비구상의 조형으로 내적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하는 경향이 예술계를 이끌었을 때에도 작가는 한결같이 '인간'을 주제로 활발한 작업을 펼쳐왔습니다. 

1965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고 여인상에 본격 매진하게 됐습니다.

이는 이성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이상’을 향한 아름다움을 여성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작가는 여성적이란 것에는 특히 ‘수용’과 ‘배려’가 담겨 있으며 이는 ‘사랑’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소녀와 여인의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의 본질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던 겁니다. 

그에게 있어 창작은 불필요한 것을 덜어냄으로써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인 것만 남기는 것입니다.

최 교수는 "형태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니 오히려 진정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는 조각 뿐 아니라 파스텔화, 소묘, 판화, 먹그림, 수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와 장르에서 활발히 작업하며 이분법적 경계를 뛰어 넘었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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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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