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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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한국 가톨릭문학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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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시인이 수상 후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수상자 김형영(스테파노) 시인 “‘감동하는 마음씨’ ‘철저한 정직’ 가르쳐준 미당·구상 선생님 떠올라” 부족하고 또 부족한 저에게 뜻깊은 가톨릭문학상을 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쑥스럽지만 상이란 그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기에 감사히 받겠습니다.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가장 먼저 미당(未堂) 선생님과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미당 선생님께서 돌아가시던 해 설날 아침 세배를 드렸더니 『내게 아직 복이 남아있거든 자네가 다 가져가게』라고 덕담하셨습니다. 오늘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도 어쩌면 선생님께서 저를 위해 비밀히 챙겨둔 그 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오로지 미당 선생님께 시를 배우고 익혀 부족하나마 오늘의 제가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떠올린 또 한 분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우리 가톨릭신자 문인들의 대부(代父)와 같으셨던 구상(具常) 선생님이십니다.
미당 선생님이 시작법과 세상 만물에 대해 감동하는 마음씨를 제게 심어주셨다면 구상 선생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정직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구상 선생님은 공석에서나 사석에서나 한결같이 『아무리 뛰어난 감수성을 지녔다해도 또 분방한 자유정신의 소유자라 해도 그것만으로는 위대한 시인이 될 수 없다. 위대한 시인은 윤리의식과 역사의식 영성이 있어야한다』는 것이었고 『내면적 자기 정직과 성실과 추구력 없이는 참다운 문학이 성립되지 않을 뿐 아니라 참된 신앙도 지닐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신앙적 삶을 시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저같은 가톨릭신자 시인에게는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하늘에 계시리라 믿고 바라는 두 분 선생님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제정한 가톨릭신문사와 기금을 출연한 우리은행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시를 쓰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라는 것이 절입태산(浙入泰山)인 것으로 오래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니 마음으로만 다짐하고 말지나 않을까 이 또한 태산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주신 정양모 신부님을 통해 온몸으로 받아들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으로 소감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대는 단 한가지 계명을 받았다. 사랑할 그리고 마음대로 하라. 입을 다물어도 사랑으로 하고 말을 해도 사랑으로 하라. 나무라도 사랑으로 나무라고 용서해도 사랑으로 용서하라. 마음깊이 사랑의 뿌리를 내려라. 그 뿌리에선 오직 선(善)만이 싹트리라』 ■“고귀한 신앙고백 전해줌에 감사” 주최측 인사/ 가톨릭신문사 주간 이창영 신부 좋은 말 사람을 살리는 말은 그냥 말이 아니라 「말씀」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압니다. 하느님의 말은 「말씀」입니다. 복음서는 그 「말씀」으로 말합니다. 언어로 표현되는 「말씀」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 자신을 찾는데 도움을 줍니다. 인생의 가치있는 말을 찾아주는 고귀한 언어입니다. 김형영 시인은 말이 아니라 「말씀」을 주셨기에 더욱 감사합니다. 한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 고뇌를 밝힌 시는 참으로 고귀한 것입니다. 한 시인의 신앙고백 이 고귀한 말씀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 더욱 많은 이들이 세상 복음화에 나서길 기대합니다.
■“종교적 참회·고백 등 작품세계 펼쳐” 후원사 인사/ 우리은행 이종휘 수석부행장 지금까지 수상하신 분들과 수상작을 면면히 살펴보면 많은 작품활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숭고한 사랑을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이는 인간구원의 메시지가 종교를 넘어 사회속으로 파급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수상자이신 김형영님께서도 종교적 참회와 고백 평화의 세계에 대한 믿음 등에 대해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쳐오신 분으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한국 가톨릭과 문학에 더욱 가치를 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본 상을 제정한 가톨릭신문이 앞으로도 뛰어난 작품을 발굴하고 격려함으로써 우리나라 문학 발전을 선도하는 권위있는 상으로 우뚝서기를 기원하며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협조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축사 “마음 정화시키는 역할 해주길”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손병두 회장 김형영 시인께서도 같은 마음이시겠지만 특별히 가톨릭문학상이야말로 누구나 받을 수 없는 값진 상이기에 수상자분의 마음에는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시로써 우리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또 하느님을 더 아름답게 찬미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권위와 명성을 더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국평협 회장으로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학상과 학술상 기타 시상제도가 많아져야합니다. 더욱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세상의 복음화에 나서야하고 그 복음화를 위해 우리는 동원 가능한 선의의 모든 방법을 활용해야합니다. 그 중에서도 문학이라는 장르는 아마 그리스도를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8회째를 맞는 가톨릭문학상이 앞으로 더욱 발전돼야할 당위성을 지니게 되고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키워가야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있다고 생각합니다. 억누르는 가운데 격렬한 애환 담아” 김남조 시인 가톨릭문학상 시상은 가톨릭문인들에게 격려일 뿐 아니라 가톨릭문인으로서 어떠한 문학을 해야하는지 늘 자각하게 해주는 무게있는 자리입니다. 김형영 시인은 늘 겸손하고 수줍음 많은 사람으로 앞자리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도 되고 상도 받아 마음에 햇빛이 많이 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빛은 김시인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크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늘 가지고 오던 빛의 한점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시인의 문학은 부상당한 환부를 엷은 한지로 덮어놓은 듯한 특징이 있습니다. 살포시 가려서 상처가 보이는 이에게는 보이고 보이지 않는 이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김시인은 인생의 엄살과 비명 절규를 안으로 가두고 있습니다. 시에는 억누르는 가운데 격렬한 애환을 담았습니다. 삶은 어렵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도전하는 것입니다. 삶의 진실에 도전할 뿐 아니라 삶의 허위에도 공감하고 연민을 느끼고 삶 전체의 책임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삶에 대한 결벽증을 누그러뜨리고 넓게넓게 삶을 펴나가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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